때묻은 시 프로젝트 두번째
‘도착’
때묻은 시 프로젝트 첫번째 ‘그거 모으러 왔나 봐요’ 앨범 표지를,
하얀색 마스크, 의사가운, 백의민족, 아이의 스케치북을
상징하여 하얀 여백으로 두었다. 오류가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
나 역시 그래보였다.
우린 비어있는 것을 오류로 인식할 만큼
여백을 느끼고 음미할 시간 없이 채우고 덧대기 분주한 삶이다.
긴 글에 대한 두드러기 반응, 영상은 목소리가 변조되도
배속을 높이고, 말은 쉼없이 나오도록 편집,
공기처럼 필요한 여백이 주변을 맴돌아도
지루하고 심심하다 여기곤 한다.
음식뿐만 아닌 매체와 삶, 예술에도 msg가 가득해지니
화학조미료가 자연의 맛을 넘보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위적인 자극은 스트레스를 잠시 풀어주는 인스턴트 식 위로
그 인스턴트 식 위로에 기대 삶이 지속되면, 어느 날 몸과 마음에 이상이 생기고
그제서야 자연을 자연스럽게 찾아가는 사람들을 목격한다.
햇살과 비에 자연의 지문이 묻는 모든 결실들이
점점 귀해진다.
우리 아이들에게
과연 나는 어떤 여백을 남길수 있을까
나는 지금 왜 여기에 ‘도착’ 했을까
평범한 일상이 그립다 말한다
내 일상의 반은 어디에 있던가
집과 가족
돌고 돌아 집에 도착한 지금
아직 우린 평범한 일상, 절반은 지켜내고 있다.
김진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