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문 (MoonMoon)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나의 여름은 너무나도 더웠습니다.
그러다 가끔은 뺨에 부딪힌 바람이 너무 시원해
세상에 알려주지 않을 수 없을 때 작은 범선이 되어 하나씩 기록해보았습니다.
저는 하나의 앨범을 만들고자 했으나 돌아보니 9개로 나누어진 하나의 노래를 만들고 있었나 봅니다.
크게 크게 간직했던 번민들은
이제 여기에 깨알 같은 글씨로, 소음으로 남겨질 시간이네요.
이토록 다듬어 지지 않아 결국 울퉁불퉁한 채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으나
언젠가는 누군가의 일상으로 들어가 평평해지고
소음은 결국 소리로 바뀌게 될 거라고
저는 굳게 믿어봅니다.
나의 여름은 너무 침묵이었는데
그냥 고요할 뿐이라 착각했습니다.
나는 온통 휩쓸리고 있었는데
그것을 부유라 오해했습니다.
다시 이 여름의 처음으로 돌아가도
착각할 것 같고 오해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저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다음 여름을 또 그다음의 여름을 나겠죠.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곧 가을날이 올 겁니다.
그럼 잊지 않고
그때 누군가처럼
포도주의 마지막
단맛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