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과3층사이 [Don’t worry baby!]
우리는 이름도 알 수 없는 길을 걷습니다. 아무도 없는 해변의 파도 소리, 옅은 잿빛에 가려 색을 알 수 없는 하늘과 걸음이 느려지는 우리. 항상 조금씩 앞서던 당신이 무어라 말을 하네요. 멈출 것 같지 않던 걸음이 그치자, 온 세상의 파도가 사그라듭니다.
언젠가 함께 떠났던 더운 나라의 바닷가를 떠올려 볼까요. 당신의 웃는 모습, 어쩌다 마주치는 것이 아닌 일부러 시간을 들여 기다리는 노을, 미지근한 바다에 몸을 누이면 멀리서 들려오던 거리의 행진곡과 어쩐지 알록달록한, 한 입 베어 물면 단맛이 날 것 같은 그런 밤들 말입니다. 대개 한껏 들뜬 채로, 한동안 화를 내다가 끝내 둘만의 춤을 추며 우스운 농담을 주고받는 우리가 그 속에 일렁입니다.
우리는 결국 정답을 찾을 거라 속삭이던 날들에도 안개는 내려앉습니다. 애써 웃어보아도 금세 걷히지 않던 밤들에도 마침내 별빛은 날아들겠죠. 나는 가끔 우리 둘 중 하나가 빠진 바다의 풍경을 그려보기도 합니다. 그건 결국 말이 되지 않지만요.
다시 걸음을 옮길 때, 잡은 손에 힘을 줄까요. 우리는 정말 괜찮을 겁니다. 그러니까, 당신은 걱정하지 말아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