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선 [Delight]
친구들을 만났어. 다들 걱정이 한두 개가 아니야,
걱정 하나가 사라지면 어느새 또 다른 걱정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 뭐야.
아흔아홉살의 나도, 마흔의 나도, 열다섯의 나도 모두 같은 나인데,
시간이 겹겹이 쌓이는 만큼 나를 잃어버리는 것 같아
평생 아스팔트를 걸어온 내 발걸음은 구글맵 없이는 어디로 가야할 지도 모르잖아
숨이 턱 끝까지 차 오르도록 달리던 어린 시절, 잔디 위에서 하루 종일 너와 구르던 그 하루로 돌아갈 수 있을까?
생채기가 난 팔은 엄청난 모험의 증거였고, 흙투성이 발로는 언제든 그리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
잠깐만 눈을 감아봐, 너의 가장 따뜻했던 날들로 나를 초대해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