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는 그런 웃음으로, 소년을 바라보다’
그네 정규 2집 [소녀는 소년에게]
안녕하세요. 작곡가 그네입니다. 어느덧 두 번째 정규앨범으로 인사드리게 됐습니다.
지난 정규앨범에 이어 약 1년여만이네요.
꾸준히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겠다 약속했는데 그 약속은 잘 지켜졌을지 궁금합니다.
다들 건강히 지내고 계시나요?
작년 한 해, 하나의 정규앨범과 몇 개의 미니앨범을 발매한 뒤에, 앞으로는 싱글앨범만 발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곡 수가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신경 써야 할 것들은 두 배, 세배로 늘어나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이끌리듯 다시 한번 정규앨범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싱글앨범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봄날, 아주 우연찮게 ‘소년이여, 그 걸음 멈추지 마오’라는 곡을 완성 시켰습니다. 실로 오랜만에 큰 고민 없이 술술 써 내려간 곡이었습니다. 그 곡을 쓴 후, 며칠 뒤 산책 중에 ‘소녀와 소년’을 주제로 한 앨범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즉시 걸음을 멈추고 타이틀곡의 제목을 적고, 1번 트랙과 8번 트랙의 제목을 적었습니다.
저는 곡을 만들 때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이 제목을 정하는 일입니다.
작업을 하다 보면 가끔 그런 확신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제목이 좋으면, 제목에서 주는 느낌이 확실하다면 그 뒤에 써질 가사와 선율은 무조건 좋다는 확신입니다.
불현듯 떠오른 생각과, 급하게 적은 그 제목들은 이번 앨범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앨범의 핵심은 ‘연결’입니다. 앨범커버부터 제목, 가사, 단어들의 유기적인 연결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1번 트랙과 8번 트랙만 들어도 이번 앨범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고, 중간중간 스타일의 변화를 두어 지루함은 최소화시키고 싶었습니다.
아래는 곡에 대한 상세한 설명입니다.
01. 소녀는 그런 웃음으로
지난 정규 앨범처럼 1번 트랙은 밝고 신나는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8비트 기반의 리드미컬한 곡을 1번 트랙에 넣게 되었습니다.
‘그림자를 보니 만나기로 했던 시간은 아직 꽤 남았으니’라는 가사는, 시계가 존재하지 않았을 과거에, 해를 통해서 시간을 파악했던 모습을 비유한 것이기도 합니다.
소녀 근처에 머무는 나비를, 본인의 마음에 빗대어 표현한 [소녀는 그런 웃음으로]였습니다.
Compose 그네
Lyrics 그네
Arrange 그네
Piano 그네
Vocal 초이 (CHOI)
02. 한낱, 꿈
앞으로 펼쳐질 소녀와 소년의 모든 이야기들은, 어쩌면 꿈이었을 수도 있다는 반전을 심어주기 위해 넣은 2번 트랙입니다. 전생의 인연을 현생까지 느끼는 마음을 표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Compose 그네
Lyrics 그네
Arrange 그네
Piano 그네
Vocal 리 윤
03. 타향
고향이 아닌 곳. 소년에게 소녀는 고향이자 마음의 안식처였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연유로 둘의 거리는 멀어지게 되었고, ‘소녀가 없는 이곳은 언제나 소년에게 타향’이라는 내용을 담은 곡입니다. 극히 우울한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 이번 앨범에서 유일하게 minor 조성의 음계를 사용했습니다.
이 곡에서도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나비’, ‘꽃’등의 단어를 부름으로써 연결된 느낌을 표현했습니다.
Compose 그네
Lyrics 그네
Arrange 그네
Piano 그네
Vocal 초이 (CHOI)
04. 소녀는 소년에게 (Title)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입니다. 타이틀인 만큼 이번 앨범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모든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인칭 시점에서 3인칭 시점으로 변하는 가사와, 여러 번의 전조가 있음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화성 진행이 돋보이는 곡입니다.
3절의 가사는, 가사만 읽으면 하나의 문장처럼 느껴지도록 표현했습니다.
수줍은 소녀의 마음과, 떨리는 소년의 마음을 담은 ‘소녀는 소년에게’였습니다.
Compose 그네
Lyrics 그네
Arrange 그네
Piano 그네
Drum 유우열
Bass 이유
Guitar 이경재
Vocal 초이 (CHOI), 리 윤
05. 축제, 끝
선공개로 발매되었던 다섯 번째 트랙 ‘축제, 끝’입니다. 우리의 사랑은 축제였고 사랑이 끝나니 그 축제도 끝이 났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타이틀곡과 동일한 6/8박자 리듬을 사용했습니다.
Compose 그네
Lyrics 그네
Arrange 그네
Piano 그네
Drum 권범섭
Bass 이유
Guitar 이경재
Vocal 리 윤
06. 소년이여, 그 걸음 멈추지 마오
마지막 선공개 곡이었습니다.
정규앨범이나 미니앨범을 발매할 때, 타이틀곡을 가장 먼저 완성하고, 그 뒤에 수록곡을 쓰는 게 일반적인 저의 작업 방식이었는데,
이번에는 특이하게도 가장 먼저 완성되었던 곡이 6번 트랙 ‘소년이여, 그 걸음 멈추지 마오’였습니다. 이번 정규앨범을 완성 시킬 수 있었던 건 이 곡의 탄생 때문이었습니다.
최소한의 악기 구성으로 말 못 할 아련함을 표현했습니다.
Compose 그네
Lyrics 그네
Arrange 그네
Piano 그네
Guitar 이경재
Vocal 리 윤
07. 묵음
첫 번째 선공개 곡이었던 ‘묵음’은 들려도 들리지 않는, 보여도 보이지 않는 마음을 ‘묵음’에 빗대어 표현한 노래였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한(悍)을 표현하는 보컬 초이의 가창은 마치 판소리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Compose 그네
Lyrics 그네
Arrange 그네
Piano 그네
Vocal 초이 (CHOI)
08. 소년을 바라보다
이번 앨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고, 가장 만들고 싶었던 스타일의 노래 ‘소년을 바라보다’입니다.
마지막 트랙이기에 좋은 마무리를 함과 동시에, 끝날 듯하며 끝나지 않는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노래가 끝날 때 정리되는 느낌의 코드를 쓰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느낌을 주는 코드와 멜로디를 사용했습니다.
이 곡의 특이한 점은, 조성의 전조는 없는 데 박자의 변화가 있다는 것입니다.
6/8박자로 흘러가던 곡은 후렴을 만나면서 4/4박자로 바뀝니다.
그리고 다시 6/8박자로, 또 4/4박자로 연이은 변박을 이어가게 됩니다.
보통 변박을 하게 되면 약간 어색할 수 있지만, 이번 곡은 두 개의 박자를 똑같은 템포로 작업을 해서 의식하지 않고 듣는다면 어색함을 느낄 수 없게끔 만들었습니다.
‘꿈이라도 좋으니 그저 함께 있고 싶은 맘예요’라는 가사는 2번 트랙 ‘한낱 꿈’을 연상시키는데, 이 모든 이야기는 꿈이었을지, 아니었을지에 대한 해석을 완전히 열어놓고 싶었습니다
Compose 그네
Lyrics 그네
Arrange 그네
Piano 그네
Vocal 리 윤
지금까지 전반적인 앨범에 대한 소개, 곡에 대한 상세한 소개를 드렸습니다.
오랜만의 정규앨범인지라 많이 떨립니다. 사실 모든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많이 떨립니다.
열심히 준비한 앨범이, 나의 창작물이 이번엔 어떤 음악으로 들릴지, 어떤 음악으로 남을지,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매번 떨립니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던 앨범이, 오늘 아침에 다시 들었을 땐 ‘과연 이게 좋은 앨범일까’하며 자책하게 되는 일. 그게 창작인 것 같습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발매일까지 숨죽이며 기다리는 일만 남았네요.
제 노래를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또 제 음악에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 말씀 드립니다.
정규 2집 [소녀는 소년에게]에 대한 소개 글이었습니다.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 음악이었기를 바라봅니다.
건강 유의하세요.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