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민 「17-18=19」
17살에 만나 18살에 헤어진 당신께 19살의 제가 쓴 노래를 지금에야 보냅니다.
사랑했고 또, 감사함으로 미안했던 당신께.
전 여전히 당신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이번 6집 앨범 「17-18=19」은 19살의 김규민이 쓴 곡들이다.
17살, 18살을 거쳐 19살에까지 이어진 열병들이 어린 날에 써 미숙하다 할 순 있지만,
그만큼 진심이었고, 소중했기에.
그때엔 전하지 못한 곡들을 스스로를 가장 잘 담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스트링+피아노로 편곡하여 지금이라도 이렇게 전해본다.
이번 앨범을 통해 미숙한 날의 찬란했던 어린 마음이 필요했던 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기를 바라며, 19살의 김규민에게도 위로를 전한다.
1. 코끼리
네게서 오는 전화를 나는 받을 수가 없었다.
너가 없음 안되는 마음이 우울이 될 것이었고,
너로서 소중했던 마음이 미련이 될 것을 알았지만.
너와 함께함에 상처가 더 이상 행복이 되지 않았기에,
나는 네게서 오는 전화를 받을 수가 없었다.
나는 너와 행복하고 싶었다.
그로써 나는 너와의 끝을 보았지만,
나는 너와 행복하고 싶었다.
「코끼리」는 이별을 직감하고 결심한 이의 고백이다.
사랑하는 이와의 행복을 바랐고, 그로 인해 끝을 보게 된 이의 속마음.
처음엔 상처받아도 좋았던 마음이, 더 이상 그러지 못하게 되었을 때 찾아오는 미안함과
사랑하는 이의 행복을 바라며, 함께하고 싶었지만 그렇기에 이별을 결심해야만 하는 우울함.
결코, 하루 아침에 이뤄지고 만들어지지 못할, 무겁고 밀도 있는 마음들과 결심들은 이전보다 힘있게 불러진 보컬로 표현하였고,
이별을 결심하며 요동치는 감정의 기복은 스트링과 피아노 연주가 기승전결을 만들어 그 진행을 선명히 보여줌으로써 표현된다.
그 진행 속에서 다른 결과로 가지 못하고, 바라지 않았던 끝으로 가게 되었던 이유를 당신이 알아주길 바라며,
서로의 행복을 바람으로 이별을 결심하는 이들에게 이 노래가 공감으로써 위로가 될 수 있길 바란다.
2. 문자의 공식
너와의 이별은 문자로 이뤄졌다.
겨우 손안에서 우리의 이별이 이뤄진 그 순간,
모든 것이 멈추고 우주만 흘러가는 것에 대해,
나는 그것을 공허라 느꼈다.
사람들은 이별의 정답이 시간과 눈물이라 하였지만,
모든 것이 멈춘 그때,
눈물도 시간도 흐르지 않던 내겐
시간과 눈물은 답이 아니었다.
「문자의 공식」은 이별의 끝, 찾아오는 허무와 공허에 대해 쓴 곡이다.
시간이 흐르고 있음에도 시간은 흐르지 못하고,
감정이 요동치고 있음에도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공허와 허무.
그대로 모든 게 멈춰버린 듯한 힘 없는 이별의 후를 작곡하며,
그 안에서 피아노와 보컬은 아무것도 채워지지 못하는 형태의 공허를
스트링은 형태 없는 공허를 날카롭게 파고드는 칼날 같은 상처를 표현하였다.
또한, 상처가 좀 더 명확하고 선명히 나타날 수 있게 스트링의 볼륨을 키웠으며,
이러한 표현들과 조절들로 형태 없는 우울과 공허에 끊임없이 파고드는 이별의 아픔을 나타내었다.
내가 느낀 그 날의 공허들과 허무를 당신이 모르길 바라며,
공허와 허무를 느끼는 당신들에겐 이 노래가 공감의 위로를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