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Piece of Pizza>
“나는 하루 종일 나만의 세상에서 바빠
깊은 밤 시작되어 노을빛과 함께 끝나는 피자처럼 나누어진 나의 하루는
갖가지 맛을 내면서 감성적이고, 낭만적이고, 활기차고, 당돌하고, 몽롱하게 흘러가
혼자가 외로울 때도 있지만 곧 바빠지는 내 하루, 어때?
네가 살짝 엿보기엔 재밌을걸?”
어린 시절 보아왔던 삐삐가 떠오르는 유연은 천방지축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멀리서 보면 느긋해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빈틈없이 채워진 생활계획표처럼 바쁘게 흘러간다.
유연의 하루를 어린 시절 생활계획표처럼 만들고 보니 다채로운 색과 맛을 지닌 피자 같은 모양이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 <a Piece of Pizza>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피자처럼 쪼개진 하루, 피자처럼 다양한 맛과 색깔. 유연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고.
유연은 모든 곡을 작사 작곡한 싱어송라이터다. 이번 앨범도 당연히 그녀가 모두 완성해냈다.
그동안 발표해 온 곡들처럼 누구의 색도 따라 하지 않은 유연만의 색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
20대의 모습이 이렇게 다양한 색으로 표현될 수 있을까?
이렇게 다양한 리듬과 멜로디로 표현될 수 있을까?
들으면 피식 웃음이 나고, 들으면 그녀의 모습이 잔상처럼 눈앞에 피어오르는 그런 음악들.
어렵게 해석하지 않아도 되는 노래들이기에 들으면 들을수록 그 매력에 빠지게 된다.
유연의 시간은 늦은 새벽부터 시작된다. 그녀의 시간 중 가장 긴 시간은 새벽이라고 말했다.
부엉이같이 생활을 하는 그녀에게 그 시간은 모든 이야기가 시작되는 중요한 시간이다.
그래서 우리의 앨범도 늦은 새벽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눈 뜨면서 시작하는 다른 이와의 시간들과는 다른 유연의 시간표처럼.
# Track Story.
# Track 1. Before Sunrise
1번 트랙이기도 하고 타이틀곡이기도 한 Before Sunrise는 자신의 이야기를 독백하는 노래이다. 잠이 오지 않는 새벽 1시. 모두가 잠들어야 하는 시간에 유연은 빛이 들어오기 전 모든 준비를 하는 시간으로 생각한다.
새벽이라는 시간 동안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담아낸 노래가 바로 Before Sunrise 다. 소리도 없는 고요한 시간을 되돌아보았을 때 여전히 부족하고 약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묵묵한 응원과 위로를 하는 그런 시간. 아마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우리 모두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노래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장 어두운 시간을 지나 동이 틀 무렵을 기다리며, 가장 여린 마음까지 그림자 없이 그려내면,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너를 더욱 알게. 그리고 빛을 볼 준비를 하자. < 유연 >”
# Track 2. 잠꼬대
새벽이 지나고 늦은 아침이 되었다. <잠꼬대>는 늦은 아침의 유연을 담은 노래다. 언제나 해가 완전히 떠오른 후에 시작되는 하루. 일어나야 하는데... 일어나야 하는데 하며 꼬물꼬물 거리는 아침의 유연.
노래가 시작되면 마치 심장 소리처럼 들리는 비트가 친근하게 느껴진다. 조금 늘어지는 듯한 유연의 목소리는 분명 노래인데도 영화처럼 자꾸만 그 장면이 떠오르게 만든다. 비몽사몽한 그녀의 모습이 너무 공감되는 건 우리 모두의 아침과 비슷하기 때문일까?
꿈을 많이 꾼다는 유연은 스펙터클했던 지난밤 꿈의 되새김질이 하나의 놀이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 영웅이 되는 꿈이라거나 피터팬처럼 하늘을 날아다녔던 꿈에서 펼쳐지는 영화 같은 이야기가 너무 재밌고, 궁금하고,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이 아쉬워 다시 꿈속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하는 것이 너무 귀엽게 느껴진다.
비트를 듣자마자 아침마다 몽롱한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곡을 쓰게 되었다고 하는 걸 보니 왠지 더 깊은 공감이 되기도 한다. 'I fly to the sky 하늘을 나는 꿈 말야' 부분이 유연이 실제로 아침에 잠꼬대하는 톤과 비슷하다고 하니 그 모습을 상상하면서 들어보면 어떨까?
# Track 3. STUPID BUTTERFLY
느긋한 아침을 보내고 나니 벌써 진한 오후가 되었다. 오후의 시간을 담은 노래의 제목은 <STUPID BUTTERFLY>, 밤에는 그렇지 않은데 낮이 되면 바빠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오늘따라 여유롭게 방 안에 앉아있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쯤, 세상은 왜 나만 빼고 빠르게 돌아가는 건지 불안해지기도 한다. 사람들은 각자 제자리에서 바쁜데 나만 방 한 켠에 붕 떠 우주를 떠도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허탈함도 잠시, 지금 느껴지는 자유로움을 즐긴다.
길을 잃기도 하지만 자유로운 나비처럼 날아다니고 싶은 마음을 담아낸 노래가 바로 세 번째 트랙 < STUPID BUTTERFLY> 다.
“스케줄도 약속도 없던 오후 2시, 세상은 한창 바삐 돌아가는 시간에 나만 혼자 방구석에 있는 기분이 들었어요. 동시에 항상 잡생각이 많고 상상을 많이 하는 머릿속은 밖의 세상처럼 바쁘게 돌아가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여유로운 오후의 바쁜 머릿속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정해진 길을 따라가지 않는 내 모습이 가끔 바보 같지만 자유로운 나비같이 느껴져서 STUPID BUTTERFLY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 유연 >”
# Track 4. 시간은 빠르고 우리는 조금 느려
하루의 시간표는 벌써 반 이상이 지나버렸다.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던 오후를 지나 어두워지는 저녁.
저녁의 시간은 <시간은 빠르고 우리는 조금 느려>라는 노래로 담아냈다.
저녁 7시는 하루를 마무리하며 다시 느긋해질 수 있는 시간이다. 그래서일까 저녁 하늘을 바라보면 무언가 떠오르는 것들이 많다. 시간은 빠르게 흐르지만 여전히 느림이 좋은 유연에게 아쉬움과 설렘, 그리움과 허무함들이 오렌지와 푸른빛이 섞인 하늘처럼 오묘하게 뒤섞여 있는 신비로운 시간이기도 하다. 그 시간이면 떠오르는 생각들을 가사에 담았고 그 시간이면 떠오르는 멜로디를 입혔다. 그렇게 오후 7시가 가득 담긴 이 곡을 노을 아래 이어폰을 끼고 들어보면 왠지 모르게 유연의 마음이 이해가 가는 듯 하다.
# Track 5. Neverland
다시 깊은 밤이 되어 가장 좋아하는 시간에 가까워질 즈음. <Neverland>는 새로운 하루의 시작이 다가오는 설렘을 담아낸 노래다. 타이틀로 고민을 했을 정도로 깊은 애정이 담겨있기도 하다.
“어둑해진 하늘엔 별 말고도 반짝이는 것이 있어. 그것을 따라가다 보면 그와 함께 어린아이로 되돌아가곤 해. 그곳에서 난 아무 생각도 않고 춤을 출 거야. <유연>”
모두가 잠이 드는 시간이지만 유연에겐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시간이다. 유연의 진짜 세상이 펼쳐지는 시간이니까. 끝없는 공상으로 시간과 장소에 제약받지 않고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유연의 모습이 이 노래 속에 그대로 담겼다. 어디까지 날아갈 수 있을까. 그곳에서 유연은 어떤 모습일까.
점점 사라져가는 꿈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 어린아이 같은 마음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노래엔 한계 없는 도전이 담겨 있다. 뻔할 수 있는 시티팝을 유연만의 감성으로 잘 녹여낸 노래이기도 하다.
늦은 새벽부터 시작되어 깊은 밤에 마무리되는, 남들과 조금은 다른 하루의 시간표 <유연>의 노래는 익숙하지만 독특한 색을 지니고 있다.
긴 시간 마음을 담아 만들어낸 앨범. 하지만 삐삐처럼 한계 없는 상상을 담아낸 즐거운 앨범.
<유연>의 하루가 조금이라도 궁금해졌다면
<유연>의 하루를 조금이라도 엿보고 싶다면
<유연>의 피자 조각 같은 하루를 맛보면 어떨까? 절대 잊지 못할 맛을 선물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