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노래 부문 수상 기념
천용성 오리지널 버전의 보리차
용성은 2021년 두 번째 정규앨범 《수몰》을 발표했다. 《수몰》에 수록된 〈보리차〉는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강말금 배우가 불렀다. 이 버전의 〈보리차〉를 통해, 용성은 제19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노래 부문을 수상했다.
〈보리차〉는 2021년 한창 《수몰》을 작업하고 있을 당시, 이미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두었다. 돋보이게 좋은 곡인 탓에 언젠가 용성이 부른 버전도 냈으면 했다. 세션들을 한데 모으기 쉽지 않은 탓에,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자 하는 의도도 물론 있었다.
경사가 있었고, 덕분에 "보리차가 빨리 식는 계절"이 지나기 전에 용성의 노래를 공개할 수 있어서 기쁜 마음이다. 늘 많은 일을 함께 하고 있는 머쉬룸레코딩스튜디오의 천학주 엔지니어의 말을 빌자면, "음지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들" 덕이다. 함께 한 연주자와 스태프 모두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한다.
다음은 용성이 〈보리차〉에 대해 쓴 라이너노트. 2021년 그가 발간한 『내역서 2』에 수록되었다.
〈보리차〉 라이너노트
― 천용성 / 음악가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언제나 사려 깊게 듣고 말하는 친구. 그 앞에서는 나도 모르게 모든 걸 말해버린다. 하지 않았으면 좋을 이야기까지. 그를 향한 내 마음엔 후회와 부끄러움, 긴장과 불안이 토핑처럼 올라가 있다.
코로나 이후에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 노래에 나오는 그 날 ― '머리가 짧아졌네', 생각했지만 정작 머리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 이 마지막이었다. 노래를 썼다는 얘기도 하지 못했다. 확산과 재확산에 만남이 계속 미뤄졌다.
말하지 않는 것도 좋지 않을까. 특별히 생각한다는 것이 그에게는 부담일 수 있으니까. 딱히 낫고 바르지 않은 자신을, 낫고 바르다 추어올리곤 그 앞에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버릇없는 고백을 받는 기분이 아닐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