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월간 윤종신 3월호 ‘말’
2022 [월간 윤종신] 3월호 ‘말’은 아직 ‘말이 되지 않은 어떤 고백에 대한 노래다. 바라만 보는 마음과 꺼내지 못한 진심, 지연되는 설렘 등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말로 축약해버리지 않았을 때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을 그린다. 너무나도 소중하고 값진 감정이기에 그 어떤 말로도 망가뜨리고 싶지 않으려 하는 어떤 이의 세심한 마음이 담겨 있다. ‘말’은 사랑 노래이기도 하지만 ‘말’이라는 표현 양식에 대한 노래이기도 하다. 말과 감정의 괴리에서 비롯된 다양한 단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말을 향한 열망과 체념을 오가는 화자의 감정선을 쫓아가다 보면, 우리는 말의 불완전성에 대해 고심하는 윤종신을 만날 수 있다.
“최근에 말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많았는데요. 우리 사회가 말을 함부로 하거나 번복하는 것에 점점 무감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자기가 내뱉은 말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말인데 뭐 어때?’라든가 ‘말이니까 할 수도 있지!’의 정서랄까요. 일단 마구 던져본 다음에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의 말들이 넘쳐나는 거죠. 요즘에는 영상이나 녹취가 있어 증거도 확실히 남는데, 어째서 우리는 점점 저지르듯 말하게 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말의 신속함이나 설득력, 휘발성 같은 것에 중독되어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말’에 대한 깊은 회의감은 윤종신이 지난 2020년 ‘이방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이기도 했다. 언제나 말하는 걸 좋아했던 그는 그 즈음 방송에서 자신이 하는 말들에 거리감을 느끼는 일이 잦았고, 일상에서도 연신 물음표를 띄우게 됐다. 내가 하는 말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내가 하는 말에 나는 어느 정도의 확신이 있는지 의문이 생겼던 것이다. 그는 말을 멈출 수도 삼갈 수도 없는 상황 속에서 자신이 무의미한 말이나 성급한 말, 밀어붙이는 말을 양산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저는 비교적 말을 잘하는 사람으로 알려졌지만, 돌이켜보면 사실 말보다는 생각이나 행보가 저를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준 것 같아요. 제가 지나온 궤적과 그 가운데서 얻은 성과들은 대부분 말보다는 행보에서 비롯되었으니까요. 오히려 말은 저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후회를 안겨주었죠. 말이 중요한 소통 수단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제가 했던 말들 가운데 상당수는 그저 답답하거나 조급했기에 한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안 하는 게 더 나았을 그런 말이요. 요즘 저는 말보다는 행보로 저의 이야기를 지속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이 곡은 그러한 저의 다짐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3월호 이야기]
“생각, 기분, 느낌, 마음, 감정은
말로 옮겨지면서 오염되고 왜곡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