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강원도 속초에는 큰 불이 있었다.
여행차 그곳에 다녀온 지 불과 며칠 뒤의 일이었다. 나는 한창 막바지 작업 중이었고, 소식을 들었을 때 산불은 이미 시내까지 번져버린 후였다. 여행 중 머물렀던 식당과 빵집도 불길 속에 있을까. 속초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강아지 두 마리만 겨우 안고 뛰쳐나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먹먹하다.
불이 번질 동안 내가 한 일은 무엇일까. 지금도 누군가의 삶의 터전을 태우고, 마음의 생명을 꺼뜨릴 불씨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