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죽음, 즉 자아의 포기를 전제하기에 절대적이다. “사랑의 진정한 본질”은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을 포기하고, 다른 자아 속에서 스스로를 잊어버린다는 점”에 있다.
[에로스의 종말, 한병철]
Liu Lee의 싱글 [Elastic]은 향후 전개될 그의 첫 EP [Jasmine]의 주제 의식을 엿볼 수 있는 머리말 성격의 선공개 싱글이다.
'사랑이 종결된 아포칼립스적 세계'로 정의된 EP [Jasmine]의 세계관에서 [Elastic]의 화자는 메마른 세상에 잃어버린 것을 찾아 전달해 줄 천사 혹은 신성한 전령이다.
이들의 부드러운 고백과 함께 시작되는 곡은 이내 격정적으로 전개되며 강렬한 사운드와 함께 섞이는 천사의 목소리는 듣는 이에 따라 환희의 함성과 고통스러운 비명 사이에 존재한다.
이에 그 격렬함 위에 얹히는 Kollin Ga의 사랑하는 이를 위한 시는 오히려 무덤덤하고 평온한 서정성으로 달콤함을 배가시킨다.
솔직함에서 더 나아가 노골적이고 적나라하기에 생동감과 생명력이 느껴지는 [Elastic]은 애착과 성애로 비롯된 관계들이 재발견 되었을 때의 순간들을 포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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