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연못의 진화 그리고 이야기의 완결 – 갈까부다
2005년 발표된 두번째달의 첫 앨범으로 세상에 알려진 얼음연못은 많은 이들과 나누었던 감성의 공감을 바탕으로 이후 발표된 드라마와 새로운 앨범 등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왔다. 2007년 두번째달의 monologue project인 Alice in Neverland를 통해 얼음연못 프리퀄의 성격을 지닌 ‘외눈박이 소녀의 이야기’로 발표되었고 2016년 소리꾼 김준수와 고영열과의 협연으로 만들어진 판소리 프로젝트 춘향가의 ‘이별가’로 재탄생 된 바 있다. 특히 기악에서 성악으로 진화한 얼음연못은 특유의 동양적인 감성을 통해 춘향가 中 이별가라는 우리의 소리와 멋진 화학적 결합을 이루어 냄으로써 원작을 넘어선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진화’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오랜 기간 동안 완성도를 높여가며 사랑받고 있는 한 줄의 이 작은 테마가 사람들의 마음속 두번째달의 대표 음악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도 그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마지막 진화’는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하다. 그러한 추측을 증명이라도 하듯 두번째달은 판소리로 구현되는 이별가의 첫 소절이 ‘갈까부다’로 시작되는 것에 착안해 붙여진 동명의 앨범을 처음부터 다시 녹음, 제작하여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2016년 춘향가 발표 이후 수많은 무대를 통해 그 소리를 완성해 온 원작의 아티스트 김준수와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음성으로 이미 국악 씬에서 인정받고 있는 젊은 소리꾼 박인혜가 같이 만들어낸 새로운 조합의 성악 파트는 우리의 소리 ‘이별가’에 더욱 입체적인 섬세함을 부여했고, 거기에 더해 인류가 지닌 음악적 도구 중 가장 큰 호소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만들어진 이번 앨범 ‘갈까부다’는 첫 작품인 얼음연못 이후 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두번째달이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었던 이 곡이 지닌 완결의 이야기가 무엇이었는가를 비로소 떠올릴 수 있게 하는 실로 기념비적인 트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새롭게 발표한 ‘갈까부다’는 NFT 마켓플레이스 메타파이를 통해 음원의 프로토타입이 성공적으로 발행된 바 있으며, 향후 메타버스 공간을 활용한 활동을 준비하는 등 새로운 음악적 생태계에 대한 활동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새로운 시대가 도래함에도 여전히 손때 묻은 연필과 지우개를 손에 쥐고 다듬어 온, 이야기의 완결을 향한 그들만의 낡은 음악 노트를 함께 구경해 보는 것은 어떨까?갈까부다 (feat. 박인혜,김준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