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리 [연우수리점]
"연우수리점"을 만들고 프로듀스한 송라이터 정바비입니다. 한예리라는 연기자를 처음 본 것은 KBS 단막극 "연우의 여름"의 음악감독 제의를 받고 주연 배우와 인사하는 자리였습니다. "연우의 여름"은 아빠로부터 물려받은 수리점을 운영하면서 틈틈이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20대 여자아이 연우가 어떤 여름에 겪은 일을 담담하게 그려나간 작품입니다. 예리씨는 주인공 연우 역에 캐스팅된 상태였고 저는 음악감독으로서 예리씨가 드라마의 엔딩 장면에서 부를 노래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기타를 전혀 다뤄보지 않은 예리씨를 위해 연주 장면을 찍을 수 있을 정도로 레슨을 해달라는 부탁도 들었습니다. 저 자신은 제대로 된 레슨을 받아본 적도 해본 적도 없습니다만, 예리씨는 이미 영화 "코리아"를 찍는 동안 탁구를 배워서 국가 대표 선수 역할까지 해본 경험이 있고 해서 잘 따라와주리라 생각했습니다. 레슨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예리씨의 평소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극중 연우의 대사 리딩도 들었습니다. 레슨이 없는 날에는 틈틈이 예리씨의 출연작들을 보았습니다. '한예리의 연우'가 만들어서 부르는 노래는 어떤 노래일까 상상하면서 두 곡을 만들었습니다. 그 중 한 곡은 의뢰받은 대로 엔딩 장면에 쓰였고 나머지 한 곡은 연우가 극중에서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수리점에서 라디오를 고치는 장면 등에서 반복적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연우수리점"이라는 제목의 노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곡이 일반적인 드라마 오에스티 포맷이라기보다는 제가 2013년 여름에 만난 연우라는 캐릭터, 그리고 한예리라는 배우를 한 편의 노래로 기록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우수리점"은 아빠가 딸 연우의 이름을 따서 붙인 이름입니다. 극에선 아빠가 죽고 자연스레 연우가 그 일을 물려받은 것으로 되어있고요. 전자제품의 주기가 눈부시도록 빠르게 돌아가는 요즘, 20대 여자아이가 자신의 이름으로 된 수리점을 운영한다는 건 판타지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아이의 주제곡으로 걸맞는 사랑스러운 곡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예리씨가 하이노트를 노래할때 언뜻언뜻 보여주는 앳됨도 담아내려고 했습니다. 부디 듣는 분들이 이 곡을 통해 오래된 라디오를 고치고 낡은 기타를 조율하는 소녀의 씩씩한 모습을 느끼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13년 정바비(bobbychung.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