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들(PICTIONS) [모카 (12)]
‘모카’는 제가 2017년에 만든 곡입니다.
음악을 진지하게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을 가지고 처음으로 만든 밴드 멤버들과 열심히 합주 했던 곡이에요.
데모로 만들었던 편곡과 크게 달라진 것 없이 믹싱만 새로 했습니다.
새롭게 연주를 넣고 편곡을 바꿔보려 해도 그때의 어리숙한 상큼한 맛을 해치기만 하더라구요.
이 노래 가사에는 “오 노 베이베 예” 가 들어갑니다.
지금 같으면 누가 머리에 총을 겨누고 쓰라고 해도 음 그냥 죽을까? 싶은 가사인데
이때는 어떻게 그런 말을 넣었네요.
그런데 오노 베이베 예가 참 어울리는 노래입니다.
“모카모카, 뭘까뭘까…”
저희 아버지께서는 이 곡을 제발 내달라고 몇 년 전부터 간곡히 부탁하셨습니다.
저는 아버지가 내라고 하는 곡이니까 더더욱 내면 안 되겠다, 싶은 최고의 효심을 발휘하고 있었는데요,
결국 냅니다.
왜냐하면 제가 요즘 가벼운 노래를 많이 들어요. 간곡히 사랑하던 밴드 음악들보다 어쩌면 아이돌, 댄스 음악을 더 듣고 있습니다. 가벼운 가사, 가벼운 멜로디, 진지하지 않은 사랑 이야기들.. 그런데 그런 음악들이 가장 무겁고 힘든 생활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가장 가까이 손 닿는 곳의 위로가 되고 있음도 알았어요. 어쩌면 침잠하듯 무거운 가사, 고뇌가 담긴 진중한 음악으로 내 마음을 치유하는 사람들은 아직까지는 영혼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
모든 걸 떠나서 오랜만에 들어보니까 좋더라구요! 여름도 다가오고 있고.. 코로나도 어쩌면 종국을 향해가는 이때 제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분들께서 어딘가로 놀러 가며 차 안에서 가볍게 틀고, 흥얼흥얼 따라 부를 수 있는 그런 음악 하나쯤은 드리고 싶었습니다.
무겁지 않게, 사랑스럽게 들어주세요. 여러분의 하루하루가 그러기를 제가 바래서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