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의 [쉽지 않은]
‘쉽지 않은’에서 화자의 이야기는 무기력함에 지배당한 보통의 일상을 관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모든 일에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일상의 반복, 가만히 앉아서 숨 쉬는 것조차 쉽지 않을 때가 있다. 하루의 끝에서 노을의 광기 어린 비웃음이 끝나고 나면, 세상이 어둠에 묻힌 듯 조용해 진다. 그때가 지나고 나면, 비로소 어제와 다를 것 없는 일상이 시작된다. 시간이 많이 흐른 탓에, 자연스레 왜곡 되었을 수밖에 없는 ‘말라 비틀어진 추억’을 노래하면서 과거와 이별하기를 망설인다. 순수했던 말들은 타성에 젖어 모두 고장이 난 것처럼 보이고, 어디론가 향해야만 할 방향성을 잃어버렸다.
그러한 모순된 행동들에 힘을 반쯤 쏟아 붓고서는, 속에 가득 차 있는 화를 뿜어내기 시작한다. 심장을 꺼내서 땅바닥에 던져버리고 진탕 밟고 싶을 정도로 미운 사람이 머릿속에서 춤을 추는데, 혼자 화를 내면서도 끝내 무기력해지고 만다. 그리고 별 다르지 않을 것 같은 내일을 기다리면서 잠에 드는 것이 화자의 ‘쉽지 않은’ 보통의 날이다.
1. 쉽지 않은
걸어온 길이 문득 역겨워 질 때가 있습니다.
또 남겨진 추억들을 더듬거리면서 괜한 걱정이 많은 밤들이 일상이 되었고, 언젠가 불쑥 찾아온 무기력함이 목을 조르는 날들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그렇게 편하지 못한 날이 오늘이 되었고, 또 보통의 날이 되어버렸다는 것이 억울하기도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