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작가로 시작해 '저수지의 개들 (1992년작)', '펄프 픽션 (1994년작, 이 영화는 센세이션한 플롯과 주제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 단 두 편의 장편 연출 작으로 일약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오른 쿠엔틴 타란티노 (Quentin Tarantino)의 네 번째 작품 [킬빌 (Vol. 1)]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원래는 하나의 작품이었으나, 4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으로 1, 2부로 나눠 개봉했다.) 영화 '킬빌'은 복수극을 주제로 소문난 영화광이기도 한 그의 방대한 취향을 한 플레임 안에 야심 차게 펼쳐낸 작품으로, 해당 OST 앨범 역시 시대와 장르를 초월한 화려한 구성으로 화면이 뿜어내는 스펙터클한 액션과 폭력의 미학을 더욱 배가해준다.
후카사쿠 긴지의 '배틀로얄'에서 영화의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그는 악명 높은 암살단 '데들리 바이퍼스'의 킬러였던 브라이드/베아트릭스 키도 (우마 서먼 분)가 4년전 자신의 결혼식 리허설을 대학살의 장으로 만든 장본인인 보스 빌과 나머지 조직원을 하나씩 제거해가는 과정을 하드보일드 갱스터는 물론 이소룡에 대한 오마주를 시작으로 쿵푸 영화부터 사무라이, 마카로니 웨스턴과 재패니메이션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수 많은 키워드로 맞춰나가며 장르적 쾌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그리고 본 작 역시 매 장면을 관객들에게 강렬히 각인시킨 음악을 빼놓을 수 없는데, 이미 대중에게 유명한 영화음악의 감각적인 재배치는 물론 Hotei Tomoyasu의 오리지널 넘버 'Battle Without Honor Or Humanity', 오프닝 신에 흐르는 Nancy Sinatra의 'Bang Bang (My Baby Shot Me Down)'과 80년대에 활동한 일본의 여성 밴드 5.6.7.8`s의 재발견은 감독과 앨범 프로듀싱 총괄을 맡은 힙합 뮤지션 RZA의 탁월한 센스를 또 한번 확인케 한다.
이 밖에도 그 유명한 Quincy Jones의 사이렌 효과음 'Ironside'를 비롯해, 관록의 영화음악가 Bernard Herrmann와 Ennio Morricone의 작품들과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한 오렌 이시이 (루시 리우 분)와의 결투신에 흐르던 Kaji Meiko의 'Flower Of Carnage (영화 '수라설희'의 주제곡: 후지타 토시야 감독/1973년 작)가 많은 화제를 낳으며 영화 못지 않은 신드롬을 이어갔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동양적인 세계관을 적극 투영해 무사로서의 자존심과 명예를 중시하는 여전사의 캐릭터를 새롭게 창조함과 동시에, 천부적인 감각으로 서로 다른 영화의 조각들을 절묘하게 매치 업한 음악들로 완성한 [Kill Bill Vol. 1 Original Soundtrack]! 단순한 스타일의 과잉이 아닌, 시대를 넘나드는 현대 대중문화 속 아이콘들을 이 한 장의 OST 앨범으로 다시 확인해보시길 바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