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 하리다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이상, 이런 시-
[짧은 만남, 긴 여운이 담긴 밴드분리수거의 싱글 ''스타나이트'' 발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 사랑 또한 발화되어 그 빛을 잃어가는 속도가 짧아진 요즘, 앞서 인용한 이상의 시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러하다.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 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라.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마음에 와닿던 부분만 인용한 글로 전문을 포함하면 누구는 그저 토목공사를 하다 발견한 돌에 대해 쓴 시라고 말하며, 사랑한 이를 떠나보낸 해석은 과대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떠나간 이에게 전하지 못한 애틋한 마음이라고 생각하는 게 읽는 내가 살아가는데 더 행복했다. 스쳐간 인연에 저리 곱게 마음을 두는 것이 요즘 같은 시기에는 다소 바보 같은 모습일지라도 애틋한 그 마음이 드물어 더 가치 있게 다가왔다.
이번 싱글 "스타나이트"는 그다지 크지 않은 인연이지만 긴 여운으로 스쳐간 이를 그리워하는 노래이다. 분리수거밴드 특유의 해학을 담고 싶어, 곡의 컨셉은 8090 락카페와 나이트로 잡았지만 그 마음은 솔직하고 꾸밈없다.
사랑하기엔 아직 일러 좋아합니다, 당신 없으면 죽을 거 같지는 않지만 보고 싶어 못 견디겠어요. 다양한 매체의 탄생으로 남발하는 감정 속 조금은 느리지만 진심이 담긴 풋풋한 가사와 멜로디가 어쩌면 우리가 잃고 있는 감정을 일깨워 줄지 모르겠다.
자 그럼 이루어진 사랑이든 채 꽃피우지 못한 사랑이든
늘 부족한 내 마음에서 내내 어여쁘소서
유난히 겨울이 길게 느껴지는 2020년 3월 말
유쾌함 속에 담겨있는 서정적인 사랑 노래로 이 시기를 이겨내길 바란다.
-BLSG분리수거 보컬 김석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