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할 땐 모른다. 사랑 안에 들어와 있을 땐 안 보인다.
주변에서 아무리 만류하고 소리쳐도 낭떠러지로 본인을 밀어내는 잘못된 사랑의 방향을 본인은 모른다. 아니 모른척한다고 말하는 게 더 맞을 수 있다.
사랑은 서로의 삶을 공유하는 일련의 과정이기에 사랑하는 이가 생긴다면 그의 말과 행동에 조금씩 젖어 든다.
물론 그 방향이 좋은 쪽으로 본인을 데려가고 본인 또한 만족한다면 누가 감히 주제넘게 타인에 사랑에 간섭을 하겠나 하지만 어느 날 뒤를 돌아봤을 때, 내면을 비추는 거울에 마주했을 때 자신도 모르는 멍과 상처에 찌든 본인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제야 멍하니 거울을 바라보며 되뇌인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처음엔 나를 아낀다는 사소한 간섭이었을 거고 내가 잘되길 바란다는 친절한 조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갈등에도 상대의 결과가 도출되고 달콤한 말들은 결국 상대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선행 작업이었다. 모든 대화의 끝에 나는 볼품없이 작아졌고 나의 선택은 늘 미숙한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타인의 눈이 아닌 본인의 눈으로 현실을 직시했다. 나도 모르게 멍들어있는 내면의 상처가 눈에 들어온다. 무엇보다 이러한 관계는 사랑이 아니다.
그러니 단호히 말한다. 이런 사랑은 날 위한 게 아니라고, 벗어날 거라고, 난 잘 해낼 거라고. 사랑이라는 이유로 조금씩 나를 바꾸려 하던, 나를 가두려 하는 행위들을 이제는 거부한다고.
[다양한 이야기를 노래하기 좋아하는 밴드 분리수거의 6월 싱글 “넌 또 난” 발매]
분리수거 밴드의 6월 이야기 "넌 또 난"은 사랑을 통해 상대를 심리적으로 조작하고 지배하려는 관계에 해방된다는 곡이다. 무거운 주제와 달리 밝은 분위기의 이번 곡은 어두웠던 지난 사랑에 대한 아픔을 딛고 이겨낸다는 희망적 의미가 담긴 곡이다.
특히 지배적인 사랑을 당한 이들은 모든 상황에 문제점을 자신에게 찾고 상대가 느끼는 이별의 고통을 본인 또한 느끼며 이별 앞에 상대보다 더욱 아파한다. 드라마에서 나올법한 목이 막히는 고구마 같은 연애를 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이번 곡을 통해 분리수거 밴드는 말한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며 당신은 더 나은 사랑을 더 나은 방법으로 할 수 있다고 당신의 단호한 선택과 다짐만 있으면 된다고.
시원한 드럼 리듬과 청량한 기타 사운드의 이번 곡은 공감 간 있는 신스 소스가 어우러져 해방감이 느껴지고, 바다의 시원함이 느껴지며 리드미컬하지만 무게감이 실린 베이스와 후렴 신스 소스들은 듣는 이들로 하여금 지배적인 사랑 앞에 당당하게 싸워 나라 가는 비장함 마저 느껴지는 곡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