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나는 무채색이 주는 이미지를 동경했다. 뭐 다른 거창한 이유는 없고, 특유의 냉철하고 프로페셔널 한 느낌이 부러웠다. 멋지기 위한 음악, 멋지기 위한 옷, 멋지기 위한 성격은 무채색만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는 하늘이 파랄수록, 여름 푸름이 짙을수록, 내 바지 색이 무난하지 않을수록 행복했다. 지금 막 떠오른 사실인데 내 이름 ‘마치’가 좋은 이유도 색이 마구마구 피어나는 봄 같기 때문일까!
나는 색에 반응해왔다. 물론 너무나도 진하게 한국인으로서의 삶을 열심히 영위해 온 나는 내 안의 색을 끄집어내는 것이 참 어렵지만, 파스텔 톤이라도, 그라데이션이라도 좋으니 언젠가 오색찬란한 내가 되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