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츠리딤 3rd EP [별신 ; Nam Deus]
별신 : 신을 특별히 모시다
Nam Deus : 신을 위하여(라틴어)
모든 트랙은 완전히 라이브로 연주되었고 오로지 2track 믹서로 녹음되었다.
원테이크 방식을 고집한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무속굿의 현대적 재해석을 목표로 한다. 굿은 절대 일정하지 않다.
할 때마다 달라지고 장소와 목적에 따라 다른 형태와 구성을 가진다.
그것을 구현하는 방법은 원테이크 라이브 녹음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굿에서 음질은 크게 중요치 않다.
어차피 음악은 모두 주관적이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이렇게 의도를 가졌다 해도,
음악을 듣는 사람이 저렇게 받아들이면 그렇게 되는 것.
어떤 악기 소리를 들을지, 어떤 음률을 따라갈지는 개개인의 선택이다.
루츠리딤의 의도는 중요치 않다.
다만 이 앨범을 다 듣고 난 후, 뭔지 모를 해방감과 가슴 뜨거움을 느낀다면 좋겠다.
그것이 바로 신명이다.
편안한 시간, 안락한 장소에서 큰 볼륨으로 듣길 권장한다.
#1 부정 부정은 어느 때, 어느 곳이나 존재한다. 내 안의 부정을 이미지로 형상화하여 정화시키는 과정이 바로 별신굿에서 쓰이는 [부정굿]이다. 이 트랙은 부정한 기운을 정화시키기 위해 [부정]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기원한다. 보이지 않는 것은 소멸시키기 힘들다. 하지만 보이기 시작하면 인식하게 되고, 인식하게 되면 정화하려 노력하게 된다. 그리고 청각적 이미지로 형상화된 부정을 천도시키는 건 우리의 몫이 아니다. 앞으로의 트랙에서 신을 찾고 특별히 모시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별신.
#2 용왕 가정의 평화와 자신의 건강, 재운을 빌 때 항상 찾는 신이 [용왕]이다. 풍년과 풍어를 기원하기도 한다. 이 트랙은 실제 용왕을 모시러 동해안 바닷가 깊은 곳 어딘가에 존재하는 [용궁]으로 청자들을 안내한다. 고요하게 물 속으로 침잠하는 자아를 느껴보시길.
#3 서낭 우리 조상들이 살던 마을 어귀에는 항상 서낭당 나무가 존재해왔다.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에는 그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 상주한다. <선왕> 이라 부르기도 하고, <신선> 혹은 <산신령>이라 칭하기도 한다. 무속에서는 <서낭>이라 부르고 서낭을 모시는 나무를 <서낭당 나무>라 부른다.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던 행위의 현대적 의의는 무엇일까. 공동체가 사라지고 파편화된 개인들만 존재하는 현대사회에서, 그래도 아직까지 존재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해본다.
#4 칠성 하늘에는 언제나 북극성과 함께 북두칠성이 자리를 잡고 있다. 태양은 하루를 주기로 항상 이동하지만 (북두)칠성은 밤이면 밤마다 같은 자리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 존재의 특별함에서 우리네 조상들은 신비함과 장엄한 기운을 느꼈을 것이다. <칠성>신은 날씨와 인간의 운명을 관장한다. 이 트랙은 일곱 박자로 이루어져 있고 7분7초의 길이를 가지고 있다. 원테이크 방식으로 녹음했고, 아무도 의도를 가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트랙은 자연스럽게 7분7초에서 끝을 맺는다. 하늘과 별의 기운을 받아 더 나은 생의 결과를 바라고 또 바라본다.
# 루츠리딤 크루
대표 / 전통타악 / 소리 최형석(예주루씨)
프로듀서 / DJ 이광혁(광파리피플)
가야금 / 양금 고명진(고금동)
대금 / 소금 고현아(고은동)
VJ 송지훈(송인프프)
비주얼디렉터 백보림
Thanks to 짜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