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월간 윤종신] 9월 호 ‘다중인격’
2022 [월간 윤종신] 9월호 ‘다중인격’은 윤종신 발라드 속 남자들의 다종다양한 유형을 총망라해 되짚어보는 곡이다. 사랑에 빠졌을 때와 사랑이 싫증 났을 때, 그리고 사랑이 그리울 때와 또 다른 사랑이 찾아왔을 때 윤종신의 남자들이 어떠한 태도와 입장에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왔는지를 한편의 가사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겹겹의 말들로 다중성과 다면성을 드러내는 이번 가사는 한 사람이 각기 다른 가면을 쓰고 하는 혼잣말 같기도 하지만, 한때 사랑과 이별 때문에 자기 중심적이었던 남자와 이제는 한 발짝 떨어져 지난 날들을 관조할 수 있게 된 남자가 나누는 대화 같기도 하다.
“10월에 열리는 콘서트 [가을 냄새]의 셋 리스트를 준비하다가 제가 쓴 발라드 속 남자들을 되돌아보게 되었는데요. 가사별로 하나하나 떨어뜨려 놓고 보면 애틋하고 정이 가고 연민도 가는데, 이 모든 캐릭터가 한 사람으로부터 파생되었다고 생각하니까 뭐랄까 이건 좀 사이코 아닌가 싶더라고요.(웃음) 언제는 영원히 사랑하겠다고 해놓고 결국 헤어지고, 다시는 사랑을 안 할 것처럼 다짐했다가 다시 또 사랑하고, 그러다 보면 이전의 사람은 또 온데간데 없고…… 이것이 인생이고 순리라는 걸 알면서도, 인간은 참으로 중구난방이고 그때그때 여러 양태를 보이면서 살아가는구나 싶더라고요. 남들에게 한 사람처럼 보여도 그 안에는 무수한 불균형과 불완전으로 채워져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다중인격’에는 4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사랑과 이별 앞에서 순정한 나와 이기적인 나, 반성하는 나와 관조하는 나까지, 결국은 한 사람이지만 그 안에서 각기 다른 인격처럼 나뉘고 비틀려 있는 입장들이 서로 경합한다. 윤종신은 이러한 캐릭터별 인격을 염두에 두고 창법과 감정 연출, 사운드 믹싱까지 파트별로 달리했는데, 이는 그동안 자신이 쓴 발라드 속 남자들의 성격을 분류해보고 분석해보는 작업인 동시에 윤종신 자신의 20대부터 지금까지의 변천을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했다.
“가수를 일종의 연기자로 본다면 그동안 저는 참 여러 역할을 소화해온 것 같은데요. 특히나 저는 제가 직접 쓴 가사로 연기를 해온 것이니 제 안에 있는 다양한 저를 끄집어내 왔구나 싶은 거죠. 살다 보면 스스로에 대한 인식이 끊임없이 바뀌잖아요. 내가 되고 싶은 나와 진짜 나는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고, 내가 규정했던 내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또한 알게 되죠. 끝까지 바뀌지 않는 것이 있는가 하면 시도 때도 없이 바뀌는 것이 있고요. 그건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것이고 끝날 때까지 결코 끝나지 않는 것이죠. 저는 어쩌면 노래를 만드는 일이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하는데요. 이러한 자기 탐구의 여정이 20대, 30대, 40대를 거쳐 50대까지도 이어진다는 것이 기쁘고 또 기대됩니다.”
[9월호 이야기]
“그리 아름답지 않은…가끔 그리울 뿐인 시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