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 마포껍데기에서 만들어진 이름 ‘전파사 (電波寺)’
‘전파사’는 2019년 무더운 여름, 前아폴로18, 現PAKK의 김대인, 前모즈다이브의 윤성훈과 강민석이 의기투합해 결성한 신명나는 사이키델릭 밴드이다. 80~90년대 가요와 세기말적 테크노 뮤직을 좋아했던 그들은 과거의 향수에 자신들의 근간이 되는 포스트록의 어법을 더해 때로는 난폭하기도, 때로는 뿅뿅 거리기도 하는 재미있는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이번 정규 1집 앨범은 총 10곡, 67분에 이르는 야심찬 분량이다. 춤을 추는 도깨비가 가득한 ‘야시장’으로 시작해 내면의 불안을 시원하게 씻겨줄 ‘소나기’, 물속에서 바라보는 환한 ‘보름달’, 변화무쌍한 전개와 3분가량의 후반부 즉흥 솔로 연주가 인상적인 ‘변검술’ 등이 수록되어 있다. ‘김추자’의 ‘거짓말이야’ 곡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9분이 넘는 수록곡 ‘거짓말’은 전파사의 재해석이자 오마주이다.
3인의 멤버들은 마치 88올림픽 현정화와 자오즈민의 한치의 양보도 없는 탁구 경기를 보듯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밀도 있는 합을 보여준다. 곡 전반적으로 리드미컬하고 록킹한 기타 사운드가 휘몰아치는 가운데 어딘가 촌스러우면서도 친근한 멜로디가 가슴을 툭 치며 등장하기도 한다. 곡 전체를 단 4시간 동안 원테이크 방식으로 녹음한 이번 앨범은 곡 흐름에 따라 템포가 유기적으로 변하는 '밴드 사운드 날것' 그대로를 담아냈다.
자, 이제 이들이 전파하는 재기 발랄한 싸이키 신호에 응답하길 바란다. 그들이 무엇을 전파하든 당신은 이미 비트에 몸을 맡기고 있을 것이다. (글:Y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