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샬(MRSHLL)이 자기 노래에 여러 차례 묘사해온 사랑의 순간을 사랑한다. 그의 독보적인 비주얼 콘셉트와 아트워크 등과 별개로 그것들은 대체로 지나치게 솔직하여, 쉽고, 익숙하지만, 그렇기에 동시에 신선하고 그것으로 완벽하다. 음악과 가사 모두 대개 순간의 감각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그 감정이 전이되거나 듣는 이가 유추할 수 있는 이야기가 곧장 흘러들기도 한다.
‘Good Good’은 앞서 내가 놓아버린, 이제는 가질 수 없는 너에게 뒤늦게 이끌리는 순간에 대한 노래다. 오롯이 내게만 달콤한, 그래서 현실적인 사랑의 풍경을 넘치는 자기애로 그려낸다. 대개 사랑은 이 곡의 가사처럼 그것이 이기적인 줄 알면서도 늘 어찌할 도리 없이 물살에 휩쓸린다. 앨범 커버 속 헤엄을 치는 게 아니라 마치 해류에 밀려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해마처럼.
그림의 분위기와 디테일을 완성하는 것은 함께한 프로듀서 문이랑의 손길을 통해서다. 어떤 장르, 어느 분위기에서나 정교한 연출과 트렌디한 팝의 활력을 모두 놓치지 않는 그다. 천진난만하면서도 리드미컬하게 전진하는 댄스 비트와 매끈하게 정제된 사운드, 후킹한 멜로디 등이 순간에 심취한 마샬의 보컬을 더욱더 빛나게 한다. 진성과 가성을 오가는 중음에서 유난히 단단하면서도 화사한 매력을 자랑하는 마샬의 보컬은, 이 노래 속 반복되는 중음역의 선율 속 후반부의 섹시한 애드리브까지 더함으로써 사랑의 순간에 한결 더 가까워진다.
사랑은 보다 많이 사랑한 사람이 패자가 되는 것일까? 혹은 지금 사랑에 이끌리는 사람이 더 낮은 자리에 위치할까? 적어도 이 노래는 그러한 계산적인 모습과 무관함을 두 사람이 힘주어 말한다. 그저 Good is Good.
정병욱 Chung Byungwook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