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한잔 내어드립니다 [이명훈, 바리스타 되다]
다양한 음악활동으로 입지를 굳혀 온 대금, 소금 연주가 이명훈이 첫 번째 정규앨범을 내어놓았다. 그간, 국악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리딩톤의 멤버로 활동해 온 이명훈은 자신만의 주법과 음악성을 드러내는 연주로 주목을 받았다. 이명훈은 정규 앨범에 앞서 진호와 노영채가 Featuring한 싱글 "난 니가 좋아"를 발표해 대중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린 바 있다. 이번 1집 앨범 [이명훈, 바리스타 되다]는 선공개 된 ‘" 니가 좋아"가 더해진 앨범으로 이를 포함하여 타이틀 곡 "Lemon tea"와 "Healing" 그리고 "달빛 아래"외 6곡이 수록되어 있다.
타이틀로 내세운 곡 "Lemon Tea"는 "난 니가 좋아"의 연주버전이며 소금 특유의 맑고 청아한 음색으로 상큼함과 달달함을 표현한 점이 인상적인 곡이다. 누구나 한 번 즈음 겪어봤을 보편적인 감성에 그만의 특별한 소리를 담은 이 곡은 소금 연주에 집중하여 감정에 힘을 실었다. 두 번째 타이틀 곡인 "Healing"은 일상에 지쳐있는 모든 이들에게 힘이 되고 세상의 모든 아픔과 슬픔이 치유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은 곡으로 언제 어디서 들어도 힘이 되는 곡이다. 기타와 피아노 선율 사이에 흐르는 대금의 따뜻한 음색은 벌어진 마음으로 틈입하여 보듬는다. "달빛 아래"는 궁중음악의 대표적인 성악과 기악의 선율을 기반으로 구성되었으며 하윤주의 맑고 깨끗한 목소리와 정가 특유의 신비한 창법이 돋보이는 곡이다. 왕의 행차 때 쓰이는 '만파정식지곡'의 선율을 차용한 대금의 정갈하면서도 단단하게 자리 잡은 소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그 외 7곡 역시 익숙한 감정을 이명훈만의 특별한 표현력으로 연주되어졌다. 그의 연주는 보편적인 것들에 대해서 노래하고 있지만 새롭다. 이명훈의 연주는 신중하고 세밀하며 정교하다. 이 연주와 자신만의 음악철학으로 걸러낸 소리들은 부드럽고 깊은 향과 맛을 가진 음악으로 변한다. 이 음악은 흡사 '드립커피'처럼 다가온다.
이번 정규앨범에서는 전통음악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이명훈의 행보를 가늠할 수 있다. 대금, 소금의 소리를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여 다른 음악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자신만의 색을 가진 이명훈은 스스로 '대중들 사이에 자리 잡아 소통의 매개체가 되는 커피 같은 음악을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발언과 같이 군데군데에서 연주자의 음악철학을 발견할 수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대금, 소금소리를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그의 마음은 남다르다. 앨범 곳곳에서 이 '마음'들과 만나 볼 수 있으며 그것을 소리와 음악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이명훈의 앨범에서는 다양한 재미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의 음악적 지향점은 앨범 디자인에도 반영되어 있다. 사람들이 만지는 컵, 사람의 손길이 닿은 컵에는 다양한 감정이 담긴다. 거기에 좋은 감정, 좋은 기억, 좋은 향기, 좋은 온도. 이런 좋은 것들이 이명훈의 맑고 예쁜 소리와 함께 담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컵이라는 소재를 선택했다고 한다. 이는 이명훈의 음악적 지향점과 맥락을 같이 한다. 시와 같은 글귀, 일러스트와 이명훈의 맑은 소리는 컵이라는 이미지에 담겨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 다가온다. 이 디자인은 디자이너 그룹 ‘이제’가 맡았다.
이번 앨범에는 나는 가수다의 드러머 강수호, 위대한 탄생의 베이시스트 이태윤, 마커스의 기타리스트 임선호가 세션으로 참여했다. 더불어 영화, 뮤지컬, 연극 등 다방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국악기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파악하여 국악연주가들과 음악작업을 수없이 해온 리딩톤 월드뮤직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강학선이 건반과 작곡, 프로듀싱을 맡아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실력파 뮤지션들이 합세하여 더욱 풍성한 앨범이 되었다. 그 동안 소속팀인 리딩톤공연과 많은 음악가들의 음악 세션활동을 해오던 이명훈은 자신만의 음악색깔로 가득 채운 첫 번째 솔로정규앨범 [이명훈, 바리스타 되다]의 발매와 함께 더욱 활발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