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월간 윤종신] 10월 호 ‘섬’
2022 [월간 윤종신] 10월호 ‘섬’은 아티스트 윤종신이 자신을 하나의 ‘섬’으로 인식하게 된 사유를 담은 곡이자 자신을 아껴주고 떠올려주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초대장 같은 곡이다. 기나긴 시간 꾸준히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온 창작자로서의 소회가 담겨 있으며, 솔직하고도 냉철한 자기 인식을 통해 앞으로의 음악 생활에 대한 방향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범 대중을 향한 일방적인 설득 같은 음악이 아니라 코드가 맞는 사람들과 나누는 정다운 대화 같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잃지 않으려는 치열한 열정과 오랫동안 남아준 사람들을 향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요즘 저는 섬이 되었다고 느끼는데요. 원래는 대중과 함께 어울리는 육지의 일부였으나 세월의 흐름에 따라 기후와 지형의 변화를 겪으면서 작은 섬이 되었달까요. 저만의 규칙과 개성으로 돌아가는,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그런 섬이요. 생각해보면 저 역시 어렸을 때는 스스로를 대중을 상대하는 사람으로 인식했고, 내 노래를 무작정 널리 퍼뜨리고 싶다는 욕심을 우선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저의 그릇도 알게 되고 또 저라는 사람의 본성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대중을 무작정 설득하려는 시도보다는 내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노력을 하고 싶어요. 나만의 섬을 가장 윤종신스럽게 가꾸고 거기에 오는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싶은 거죠.”
윤종신의 ‘섬’은 은둔이나 도피와는 거리가 멀다. 그곳은 육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으며, 따라서 약간의 수고만 하면 언제든 넘어가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가까이 있더라도 일단은 떨어져 있다는 것이 그에게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떨어져 있어야만 비로소 자기 자신이 될 수 있으니까. 자신만의 섬을 지켜내야지만 비로소 그를 진실로 애정해주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으니까. 세상의 평가나 기준과는 상관이 없는 섬. 좋은 것들에 대해서만 마음껏 얘기 나눌 수 있는 섬. 윤종신이 꿈꾸는 섬은 그런 섬이고, 그곳은 윤종신이라는 콘텐츠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일종의 플랫폼이기도 하다.
“저는 30년 넘게 노래로 저의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데요. 이제는 진짜로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남았구나 하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의리나 추억 때문이 아니라 진짜로 내 음악이 좋아서 남은 사람들. 때로는 대중적이지 않고 때로는 모나 있어도 여전히 내 음악이 잘 맞고 궁금한 사람들. 아마도 이런 분들이 저의 섬으로 기꺼이 찾아와주는 것이겠지요. 버스 안이나 지하철에서 제 노래를 검색해 들어주는 사람들. 쉬고 싶을 때나 가쁜 숨을 돌리고 싶을 때 제 음악을 떠올려주는 사람들. 이따금 제가 생각날 때마다 작은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저라는 섬으로 건너와 주는 사람들. 저는 계속 이 섬을 지키고 있을 테니 언제든 놀러와주시길. 함께 끄덕이며 우리가 잘 맞는다는 느낌을 즐겨주시길.”
[10월호 이야기]
“물러섬… 때가 오면 향해야 하는 곳.”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