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바라보는 다정한 시선을 담아
전유동 두 번째 앨범 이른 선공개 싱글 〈참, 맞다〉
전유동의 시그니처송을 하나만 꼽으라면 뭐가 좋을까. 사람 마음 수시로 변하는 탓에 모로 가도 '그때그때 달라요'로 귀결되겠으나 요새같이 하늘이 높고 맑을 때라면 왠지 〈참새는 귀여워〉는 어떤가 싶다. 2020년에 발표한 첫 정규 앨범 《관찰자로서의 숲》의 인트로로 실린 이 곡은 겨우 1분 남짓의 작은 연주곡이지만 참새들이 종종걸음으로 뛰노는 정경을 그대로 모사한 듯한 기타 연주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전한다.
자연과 동식물은 유동의 노래에 단골로 등장하는 손님이다. (실은 단골로 등장한다는 말도 충분하진 않다. 거의 모든 곡의 주연을 맡고 있으니.) 자연과 동식물이 등장하는 노래는 세상에 많다. 그런데도 유동의 시선이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 유동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 때문일 것이다. 다가가기보다는 거리를 유지한다. 섣불리 손을 대지 않는다. 그대로인 것을 그대로 둔다. 겸손하게 배움을 청한다. 유동의 노래에는 그의 그러한 태도가 담뿍 묻어난다. 그것을 우리는 다정함이라 부르기로 한다.
노랫말에서 직접 언급하지 않고 있는 탓에 〈참, 맞다〉는 어떤 인간적 관계에서의 사려 깊음에 대한 노래라 생각될 수 있다. 틀린 것은 아니지만, 〈참, 맞다〉는 참새떼가 한가로이 노니는 정경으로부터 시작된 노래다. 짧고 간결한 노랫말에 애정과 동경, 어찌할 수 없는 마음에 관해 담았다. 2023년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인, 아직은 이름을 정하지 않은 두 번째 앨범에 수록될 노래다. 오는 겨울 시작될 본 작업에 앞서 작은 소품을 하나 슬쩍 들이밀어 본다.
언제나 고마운 사람들―박재준, 송현우, 복다진, 파제―와 함께 연주했고 특별한 게스트, 얼마 전 솔로로서의 첫 앨범 《죽은 척하기》를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해파를 초대했다. (듀엣으로 부르는 노래를 만드는 것은 유동의 오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두 사람의 투명한 목소리가 포개져 만들어내는 고운 결의 하모니가 가을 하늘과 똑 닮았다. 우리의 다정함을 전한다. 아직 시일이 남았으나, 여러분들이 가진 기대를 조금 더 오래 간직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숨기지 않으며.
― 단편선 (음악가, 프로듀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