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은 건 아니지만, 딱히 더는 살아내고 싶지 않은 날들이 있었다. 오늘이 어제 같고 어제가 오늘 같은 무기력한 날들의 반복 속에서 어느 순간 내 안에 중요한 무언가를 상실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내일에 대한 두려움이 자라났다. 이제는 아무리 노력해도 이전의 나로는 돌아갈 수 없게 되었구나, 라는 담담하고 공허한 자각.
달이 물러나면 잠이 들고 해가 힘을 잃을 때쯤 일어나, 불도 켜지 않은 작은 방 안에서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를 몸짓들로 하루하루를 기워나갔다. 태연한 척 자주 웃고 씩씩한 어른을 연기해봤지만 사실 불안과 친구이지 않은 날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이 노래는 그렇게 내 편은 나 하나뿐이라고 믿던 시기에 스스로 거듭 되뇌었던 변변찮은 위로 몇 줌이 담겨있다. 곡 말미에 나오는 말들이 누군가에게도 유효한 혼잣말이기를 바라본다.
“걱정하지 마, 불안은 잠시 왔다 가는 손님이야.
괜찮아, 너에겐 아무 일도 없을 거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