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ipped'는 베이시스트 한상도의 두 번째 싱글앨범으로 첫 번째 싱글앨범 'Going Out'에서 연주자가 선택한 텍스쳐는 베이스 본연의 소리 즉 원초적인 재료인 리듬과 베이스만으로 된 퍼커시브 핑거스타일의 앨범이었다. 이번 두 번째 싱글 'Slipped'는 자전적인 내용이 담긴 곡으로 미디사운드와 복잡한 리듬 패턴을 재료로 사용하였다.
6현 베이스를 이용한 솔로 패턴과 변박(Poly Rhythm)을 통해 한 인간이 속하였던 공동체와 삶으로부터 미끄러지고 상처 난 심경을 날카로운 사운드로 표현하였고 그의 베이스테크닉을 통해 치밀하게 계산된 연주력을 보여준다.
"일차원적인 감정표현이 예술이 아니라는 법도 없다. 나는 감정에 매우 민감하다. 소심한 건지 모르겠지만 난 무감각하지는 않다. 예술의 반대말은 추함이 아니라 ‘무감각’이라고 한다. 내가 느꼈던 그 감정을 무감각하게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한상도는 연주를 통해 소외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 인공적인 사운드는 채택하였으나 예술적으로 보이기 위해 뜬금없고 거창하게 거대담론을 끌어오고 싶지는 않았다고 설명한다.
이번 앨범은 폴리 리듬을 구현한 드럼 프로그래밍에 박승규, 몽환적이고 인공적인 시의적절한 사운드디자인을 맡은 김효정 작가 본인의 심경을 담담하게 표현한 나레이션에 Mona Parc 등이 함께 참여하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