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걸음을 옮기고 사람들에게 부딪혀 홍대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내가 과연 이 거리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는데.
찍은 교통카드 횟수는 3000번을 넘었고 단골 술집이 4~5번은 바뀌고도 아직 주말이면 홍대를 돌아다니고 있다.
처음 왔을 때와 달리 홍대는 많이 변했지만, 한편으론 변하지 않았다. 업종만 바뀌었지, 늘 사람을 부르는 술집들, 유행만 바뀌었지 한 손 가득 들린 쇼핑거리들, 주말마다 줄 서 있는 맛집은 사람만 바뀌었지 그대로 소비되고 사람들은 살아가고 있다. 참 그리웠던 모습이고 그리워질 모습이고 지금 내가 사는 모습이다.
자주 가던 단골 술집이 문을 닫을 땐 낯설었고, 사랑하는 이가 떠난 홍대 거린 차가웠다. 매년 매해 크고 작은 사건 사고로 홍대는 시끄러웠고 홍대에 살지도 않는데 홍대에 오면 연락하는 친구들 덕에 나의 삶에 홍대가 많이 묻어 있단 걸 알게 됐다.
그렇게 홍대는 나에게 가깝고도 멀다.
지식인에 “홍대에 분리수거는 언제 오나요?”라는 우리 일정 질문에
“홍대 분리수거는 화 수 목입니다”. 라고 대답해 주는 우리를 모르는 이와.
“그 분리수거 말고 밴드 분리수거요”라고 정정 요청을 하는 질문자의 괴리감만큼.
해가 지면 간판 불이 켜지고 또 다른 아침을 맞이하는 홍대.
퇴근 뒤 지친 몸을 이끌고 나온 이들에게 홍대는 활기를 불어넣는다.
어쩌면 이곳은 하루 종일 해가 지지 않는 듯 하다. 그런 홍대를 노래해 보려 한다.
- 분리수거밴드 보컬 김석현
분리수거 밴드 해가 지지 않는 밤
레트로 팝 사운드의 해가 지지 않는 밤은 어릴 적 봐왔던 전대물 오프닝 곡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곡이다.
브라스와 현악기가 곡들의 웅장함을 더하고 디스코 풍의 베이스와 리듬은 홍대의 주말 밤을 표현한다. 특히 도입부 기타 사운드는 전대물 캐릭터들이 출동하듯 주말 밤 홍대를 나서는 이들의 마음을 힘 있게 담았다.
독특한 곡 구성은 홍대의 화려함과 그 이면의 질서와 무질서를 잠 담았고 곡 안에 홍대를 상상할 수 있는 장치들은 웃을 자아낸다.
늘 다양한 시도와 콘셉트로 세상을 노래하는 분리수거 밴드, 그들이 10년 넘게 봐온 홍대는 어떤 모습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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