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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월간 윤종신] 1월호 ‘제3자’
2023 [월간 윤종신] 1월호 ‘제3자’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녀의 ‘친구’ 자리를 지키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곡이다. 친구이기에 그녀의 사정을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지만, 역시 친구이기에 그녀의 이야기 속 주인공은 될 수 없는 모순적인 상황을 ’관찰자’의 자리에서 묘사한다. 관계의 각도를 살짝 비틀어 보는 윤종신 특유의 시선이 빛을 발하며, 적당한 거리감이 빚어내는 복잡한 감정을 상세하게 그려낸다. ‘NFT’, ‘Long D.’, ’끌림의 정체’, ’Shuffling’ 등을 통해 [월간 윤종신]에 새로운 감수성을 더해 온 싱어송라이터 ‘ONEO(원영)’이 참여했다.
“시대가 달라졌다고 느끼는 게 근래에 주변의 젊은 친구들을 보면 성별이 다른데도 정말 가까운 친구가 되더라고요. 저희 때는 남녀 관계는 연애를 전제로 성립되는 것이고 결국 우정은 가능하지 않다고 결론짓는 게 보통의 분위기였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이성끼리도 충분히 격의 없이 친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거죠. 생각해보면 관계란 그걸 맺고 있는 사람들의 성격이나 개성만큼 다양한 것이 당연한 건데,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우리는 남녀는 단 한 가지의 방향성으로만 상상해왔던 게 아닐까 싶거든요.”
윤종신은 연인이 되지 않는 혹은 될 수 없는 남녀 관계를 상상하면서 가사를 써 내려갔고, 멀어질 수도 없고 가까워질 수도 없는 남자의 현재에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그에게 흥미를 일으킨 건 행간에 잠겨 있는 남자의 마음이었다. 이후에 펼쳐질 남자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 보통의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감행된 고백과 그로 인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이야기. 그는 그런 다음을 가늠해보다가 조금 다른 길을 모색해보고 싶었고, 이런 질문을 품게 됐다. 어쩌면 이 남자는 이 관계가 이대로 지속되기를 원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기꺼이 오래도록 ‘제3자’ 되기를 원하는 선택도 가능하지 않을까.
“가사를 쓰면서 문득 이 남자는 끝까지 제3자로 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이를 먹고 돌이켜 보니 진짜 괜찮은 사람이라면 그냥 친구로 지내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지 않나 싶더라고요. 연인이 된다는 건 높은 확률로 복원 불가능한 사이가 될 수도 있는 거니까요. 살아가면서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인데, 우리는 그 사람이 이성이라는 이유로 당연히 연인의 자리를 상상하죠. 어떤 관계는 함부로 진척시키지 않아도 되는 것 같아요. 연인이 되고 결혼에 골인하는 것만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남녀 관계의 전부는 아닌 것 같거든요. 그것만이 우리에게 주어진 정답이라면 너무 재미없잖아요.”
[1월호 이야기]
“‘좋은 사람 친구’도 나쁘지 않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