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하는밴드'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해는 너무 눈부셔서 똑바로 바라보기 어렵지만
캄캄한 밤하늘의 달은 오롯한 바라봄을 원하듯 은은하게 빛난다-
때로는 절절한 구애의 빛으로, 때로는 길고 긴 그리움으로-
언제부터 사람들은 달을 향해 사랑을 속삭였을까.
너를 향한 세레나데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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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참 동그랗고 예쁘게 떴어- 얼른 나가서 봐봐”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 -
달려나가 창밖에 떠있는 달을 찾아본다.
커다랗고 밝게 빛나는 달.
“응, 예쁘다.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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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가부터 예쁜 달을 보면 혼자 보기가 아까워졌다.
눈에 담긴 아름다움을 모두 담을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주머니 안에 있던 휴대폰으로 급하게나마 찍어본다.
팔을 펴고 하늘을 향해 까치발을 서서 이렇게 저렇게 -
그렇게 담긴 달을 너에게 보낸다. 익숙한 번호를 눌러 전화를 한다.
달이 떴다고, 그래서 네가 생각났다고- 지금 함께하고 싶다고 -
보고 싶다고는 쑥스러워 말하지 못했지만 넌 이미 내 마음을 아는 것 만 같다.”
이 노래는 2017 연희문학창작촌에서 주최한 “연희 극장 가을의 시선” 공연에서 처음 만들어져 선보였던 노래입니다. 가을의 끝 무렵 딱 요맘때였던 것 같아요. 문학과 노래의 만남은 그 계절만큼이나 너무나 어울렸고 덕분에 평소에 좋아하던 김용택 시인님의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라는 시에 곡을 붙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멋진 시를 망칠까 망설임도 앞섰지만 생각보다 순식간에 곡을 떠올렸던 것 같아요. 아름다운 시 구절에 붙이는 멜로디는 음악과 만나 참 멋지게 엇물렸고 이는 노래와 가사를 한꺼번에 작업하던 기존 방식과는 달랐지만 새롭고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김용택 시인님과 연희문학창착촌 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가끔은 집에 들어가다가 밤 하늘을 한번 올려봐보세요-
크고 참 멋진, 혼자 보기 참 아까운 달이 떠있다면 핑계삼아 보고픈 이에게 전화 한 통 걸어보면 어떨까요?
2018. 11. 안복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