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모두를 위한 다독거림. . . [천체사진]
'좋아서 하는 밴드(이하 좋아밴)'의 멤버 4명이 모두 노래를 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노래를 누가 썼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큰 즐거움일 것이다. 그리고 그걸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누가 그 노래를 부르는지 들어보는 거였다. 하지만 이번 노래에서는 자기가 쓴 노래는 자기가 부른다는 그 공식이 빗겨나간 모양이다. 노래가 시작되고 처음 들리는 목소리는 곡을 쓴 조준호가 아닌 안복진의 목소리다. 뿐만 아니라 조준호는 퍼커션이 아닌 우쿨렐레를 연주했고 이전 노래들에서 보여준 힘 있는 보컬에서 벗어나 바로 옆에서 이야기하듯 조곤조곤 가사를 들려준다. 이 사소한 변화들이 앞으로 좋아밴이 보여주게 될 또 다른 방향성을 예고하는 것인지, 혹은 그저 한 번의 일탈일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러한 궁금증 속에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되는 것이 한가지있다. 바로 '좋아밴' 만이 가지고 있는 인생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이다. 위로를 건네는 방법에 기술이 있겠냐만은 '희미한 별빛들이 쌓이고 쌓여 / 화려한 천체사진이 되듯이 / 의미 없어 보이는 하루들도 지나고 나면 / 찬란한 인생으로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하는 이들의 노래 속에는 미약한 하루를 숭고하게 만들어내는 힘이 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하고,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 글을 쓰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노래를 부르면서도 우리는 이렇게 몸부림을 치며 살아 내는 중이지 않은가. 좋아서 하는 밴드는 2013년 12월 21, 24, 25일 3일 동안 열릴 콘서트 [뜻밖의 즐거움]에서 "천체사진" 의 라이브를 처음 선보인다. 이 콘서트는 정규 1집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콘서트이며 이후 이들은 정규 2집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좋아서 하는 밴드'가 들려줄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