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사계절에 빗댄다면 지난 1년은 내내 겨울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불완전한 인간관계가 준 불신과 환멸,
짙게 남아 나를 괴롭히는 과거의 기억,
막연한 꿈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열등감까지.
그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의지하며 견딜 수 있게 해주던 음악마저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내 목을 찌르기 시작했다.
힘겹게 억누르던 슬픔과 분노는 결국 항상 내가 원하지 않던 방향으로
터져 나와 주변인들에게 상처를 입히곤 했고,
결국 나는 나를 스스로 작은 방 안에 가둬버렸다.
어두운 방 안에서 숨만 쉬며 날짜를 세던 중, 뇌리를 스치는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
나는 지금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 안에서 여행하고 있노라고.
여행기를 적어 내려가기에 앞서 가장 먼저 제목을 붙였다.
'방황견문록',
방황 안에서 보고 듣고 배운 것들에 대한 기록.
제목을 정한 뒤 쌓여있던 감정들을 여과 없이 적어나가자,
내 안의 무언가가 점차 씻겨져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나는 먼 길을 돌아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이 앨범에 종지부를 찍음과 동시에 내 방황 안에서의 여행도 매듭을 지으려고 한다.
긴 겨울이 드디어 끝났고, 이제 다음 챕터로 넘어갈 시간이다.
Mix & Mastered by 99dB Sound
Photo by yellocan
Executive produce by 톰너드 (Tomnerd), 태비 (Taeb2), PELXO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