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면서도 우울한 키라라의 음악이 들려옵니다. ‘ct22031’부터요. 서로 공연할 때 뻘쭘하고 외로운 기분을 달래려고 각자의 공연에 초대 받고 초대 되어 보러 다녔던 때가 생각나네요. 키라라의 캠코더로 키라라의 공연을 찍던 순간들이 떠올라요.
따뜻해. 라고 말하는 키라라의 목소리는 따뜻해. 아무런 감정과 함의가 없다는 ‘숫자’에서 기어이 키라라의 말 속 키라라의 따뜻함을 본 나는 뭘까? 담백하게 따뜻해요. 하지만 담백하든 말든 따뜻하든 말든 상관 없어요.
‘ct21071’이야말로 내가 완벽히 춤출 수 있는 곡이 아닐까? 안 그래도 몸이 반응하는데 정글, 아마존, 초록의 이미지를 표현했다고 하니. 들짐승을 경계하면서 잠시 쉴 목적으로 자리 잡은 곳에서 숲 속 날벌레들과 어울려 춤을 추고 있어.
눈 감고 춤추다 보니 정신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 내가 뛰고 있는 거야.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면서 이리 저리 수풀에 베여서 아픈데도 해방감과 절박함을 동시에 안고 뛰고 있었던 거지. ’오의’ㅇ.
마지막 발돋움을 하고 나면 만나는 ’ct22061’ 세계. 가까운 사람이 사사로운 감정으로 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했어? 키라라와 끝도 없이 대화를 나누고 싶지. 이 곡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서 영면까지도 바라게 돼.
꾹꾹 눌러담은 키라라의 목소리가 나오다가 다시 달린다. ’숫자 (Bagagee Viphex13 Remix)’에서 다시 일어나 살아야 된다고 말하는 것 같아. 맞다 아무런 뜻도 없다고 했었지. 소설은 왜 태어나게 될까.
사랑하는 키라라. 내 인생에서 당신을 만난 것이 얼마나 감사한 줄 모릅니다. 키라라는 내게 누구한테든 그만 좀 감사하라고 하지요. 하지만 저는 감사하고 싶을 때 실컷 알아서 감사해할 것입니다. 제 삶과 음악을 옆에서 들어주고 응원해주어 감사해요. 이건 당신의 앨범 소개글인데 생각보다도 오글거리는 당신 친구의 글이 어떤가요. 당신의 삶과 음악에 뜻이 있든 없든 옆에 있고 싶어요.
글 : 애리 (음악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