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억들도 어딘가에 전시되어 있는 게 아닐까.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자연사 박물관에 방문한 적이 있다. 거대한 공룡 화석과 고대 바다 밑을 거닐었다는 삼엽충, 선사시대 인류의 플라스틱 모형과 박제된 야생 동물 사이를 지나는 동안 지구의 기억 속을 거니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럼 나라는 사람의 기억은 모두 어디로 흘러간 걸까. 누가 기억해 주고 추억해 줄까. 시간이 삼켜버린 오래된 기억, 신기할 정도로 흐릿해진 추억은 실재했던 순간이라기보다는 희미해진 꿈에 더 가까운 기분이었다.
기억에게도 기분이란 게 있다면 조금은 서운해하지 않을까. 이제는 먼지가 내려앉았지만, 당대에는 전성기를 누렸을 과거의 모든 나에게 집을 지어줘야겠다고 생각한 게 바로 이 노래다.
나는 한 명의 지질학자가 되었다가, 건축가가 되었다가, 진화를 거듭해 존재조차 미미한 흔적 기관이 되기도 하였다.
2023년 5월 황인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