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생각을 했다.
삶의 기저에 깔린 감정은 외로움과 허무함뿐이라고. 행복은 너무 가볍고 또 순간뿐이어서 머리 위로 흘러가는 구름같이 바라볼 수 있을 뿐 내 손에 잡힐 것 같진 않다고.
가끔 내 삶의 의미에 대해 묻는다.
한낱 80년 남짓의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그것도 운이 좋다면) 의미가 있다면 그 의미가 대체 무엇이겠으며, 있다 한들 그것이 뭐 얼마나 대단한 의미겠냐마는 나는 이 회의적인 질문의 답으로 결국 당신을 떠올린다.
당신이 들려준 실없는 농담 몇 개를 떠올린다.
당신의 농담에 집중하느라 식어버린 미지근한 커피의 맛을 떠올린다.
당신이 이따금 마음대로 흥얼거리던 휘파람을 떠올린다.
당신의 휘파람을 따라 덩달아 부르던 내 콧노래를 떠올린다.
당신, 당신, 당신.
나는 온통 당신이다.
우습게도 일상의 시시하고 별 볼일 없는 순간들이 내 삶의 의미를 만들어주었다. 하루 더 살아가고 싶은 마음을 먹게 해주었고 삶의 여정 속에서 더 오래 헤매고 싶은 용기를 허락해 주었다.
그 속에 당신이 있었고,
아무래도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인가 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