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Colors]라는 EP를 냈다. 그 EP의 첫 곡은 다름 아닌 'Colors'라는 곡이었는데 처음 나왔을 땐 별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발굴되어 숏폼 콘텐츠의 배경음악으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나보다 더 유명해졌다. 그런데 이 곡의 영상들에서 자주 눈에 띄는 댓글이 있었으니 바로 'Orange : am I a joke to you? (오렌지 왈, 내가 우스워?)'다. 온갖 색들을 나열하는 곡에 오렌지를 빼먹었으니, 팬덤이 꽤 탄탄한 오렌지로서는 서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곡은 그래서 만든 오렌지만을 위한 곡이다.
사실 요즘 세상에 누가 앨범 소개 글까지 읽을는지 모르겠지만 고백하자면 이번 곡은 회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 내돈내만(내 돈 내고 내가 만든)한 곡이다. 그래서 각별하다. 이 친구는 또 어떻게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갈지 모르겠다. 하지만 요즘 내가 느끼는 건 세상에 나와서 제 몫을 해야만 훌륭한 곡은 아니라는 것이다. 만드는 과정이 즐거웠고 'Colors'를 기숙사에서 그냥 재밌어서 만들던 기분을 다시 찾는 소중한 경험을 얻었으니 이 곡은 이미 제 몫을 다 한 걸 수도.
혼자 하는 거라고 말하고 다녔지만 '홀로 위대한 사람은 없다'라는 말처럼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그렇다고 내가 위대하다는 말은 아님). 크레딧에 적힌 사람 한 명 한 명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곡을 듣는 청자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스텔라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