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EP <사랑=생존>은 두 명의 싱어송라이터와 함께 만들어 좀 더 특별했다. 대만의 카오슝 출신인 Fang Wu (吳汶芳)는 역시 대만 카오슝 출신인 Shallow Levée (淺堤) 덕분에 알게 된 뮤지션인데, 나는 팡우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면서 그녀의 활동량과 다재다능함에 정말 놀랐다. 팡우는 스케이트보드, 서핑, 프리 다이빙, 요가 등등의 스포츠 활동을 즐기면서 동시에 아시아 곳곳을 누비며 공연을 하고 있었다. 그런 팡우의 모습을 보면서 ‘명상’이라는 곡이 만들어졌다. 팡우에게 데모를 보내주면서 명상에 관한 곡이라고 설명하자 팡우는 자신도 명상을 하고 있다면서, 대만어로 아름다운 가사를 만들어 보내줬다. 심지어 내 메일을 받았을 때 그녀는 외국에서 공연 중이였는데도 노트북으로 작업해 보내주었다. 이번에 함께 작업 한 또 다른 뮤지션 정지아는 작년에 알게 되어 친해진 뮤지션인데 지아는 2014년부터 혼자 음악을 만들고 발표하면서 쌓인 노하우와 깨달음들이 많아 이야기가 잘 통했다. 굉장히 차분하고 쉬크하지만 놀러가면 이것저것 먹을 것을 챙겨주고, 막 뭔가를 나눠주려고 한다. 며칠전에도 그녀의 텃밭에서 고수를 잔뜩 얻어왔다. 아무튼 지아의 음악을 듣고 지아가 부르면 어울릴 것 같은 노래를 만들어보고 싶었고 그렇게 탄생한 노래가 J다.
이번 EP는 혼자서도 만들고, 다른 사람과도 만들 수 있어 즐거웠다. 그리고 최근 내 음악의 마스터링을 맡아주고 있는 뮤지션 고도현 덕분에 나의 믹스본이 좀 더 생동감 있어졌다. 앨범에 참여해 주신 정지아, Fang Wu, 고도현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모든 것들이 마찬가지겠지만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내가 쓰는 이 글은 유통사에 넘겨지고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손을 거쳐서 결국 사람들에게 닿게 된다. 실제로 만나지는 않지만 항상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그래서 매일 아침 저녁 명상을 할 때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과 모르는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모두 행복하길 바란다. 가끔 지하철에 타서 모르는 사람들의 얼굴을 볼 때면, 이 사람들이 바로 내가 행복을 빌고 있는 그 사람들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 사람들 덕분에 오늘도 내가 살아갈 수 있는 거구나...그런 생각이 든다.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사랑이 우리를 존재할 수 있게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