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앨범표지 속에 등장하는 얼굴들은 늘 무표정하다. 까만 뿔테 안경너머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뻔히 쳐다보는 눈빛과 굳게 다문 입술, 그리고 그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되어버린 갈래 손가락 두 개. 특별히 도전적으로 보이지도 친절해 보이지도 않지만 그런 얼굴을 하고서 만들어 내는 음악의 아기자기함이라니. 아니다. 다시 생각해 보면 그의 음악을 표현하기에 그만큼 적당한 이미지가 없다. 한편으로 과장할 것도 없고 물러설 것도 없이 내 멋대로 가겠다는 또 다른 방식의 자부심이 엿보인다. 그리고 이런 자부심들은 대중음악의 한 조류를 형성하면서 시부야계라는 이름으로 꽤나 신선하고 괜찮은 결과물들을 내놓은 것도 사실이다.시부야계 뮤지션들의 이런 움직임들은 '버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들은 일본적인 요소들을 미련 없이 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