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Filter)는 얼터너티브의 인기가 한풀 꺾일 때를 틈타 그 사이를 치고 들어왔던 '포스트 인더스트리얼'군(群)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밴드다. 하지만 데뷔 시절의 성향과는 달리 이들은 두 번째 앨범 [Title of Record]에서 팝적인 감수성과 어쿠스틱한 정서로 사운드를 변화시키면서 (이런 식의 앨범이 늘 그렇듯이) 논란에 휩싸이게 되는데 이러한 사운드로의 선회에서는 리더인 리더 리처드 패트릭(Richard Patrick)과 함께 필터를 이끌면서 일찍이 전자음악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몰두했던 브라이언 리즈갱(Brian Liesegang)의 탈퇴에 상당히 큰 내부적 변화를 겪은 밴드의 상황을 읽어낼 수 있는 부분이었다.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감각으로 일렉트로니카가 가미된 인더스트리얼의 신선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