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에서 '부정미'의 속성들 중 하나인 이형성에 해당하는 염오(厭惡-야만·사물·잔인)의 세계가 음악으로 표현된 것이 데쓰메틀이라면 블랙메틀은 사악(邪惡-죄악·요괴·극악)의 구현이었다. 이것은 하나의 미학적인 이해와 기호의 문제이지 가치판단에 의해 재단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런데 야만적인 수성(獸性)을 간직한 블랙메틀의 원형과 일반에게 통하는 아름다움의 요소를 적절하게 결합시켰던 소위 멜로딕/심포닉 블랙메틀은, 사악한 세계에 보다 통념적인 아름다움을 가미하는 방식으로 표현영역을 확장시켰고 불과 4~5년 사이 급부상한 그레이브웜(Graveworm)은 어느새 그러한 스타일에서 중요한 밴드로 자리잡고 있다. - 여기에서 '진정한' 블랙메틀에 대한 논의로 들어가는 것은 태도와 기준의 문제이기에 의미가 없고,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