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밴드 오크리스트(Orkrist)의 [Grond]를 말하기 위해선 짚어봐야할 것이 둘 있다. 하나가 "반지의 제왕"이다. 근대 이후의 과거경멸은 잊혀진 세계와의 조우인 전설과 신비를 추방했고 유폐된 가상공간에서 구현되는 선에서 허용했다. 그런 예들 중 대중적 인기가 많았던 하나가 "반지의 제왕"이며 그에 영향받은 음악작품들은 무수하다. 특히 블랙메틀 씬과 멜로딕메틀 씬에선 관련된 밴드들과 앨범들을 나열하기에 지면이 부족할 정도로 오랫동안, 그리고 충분히 다루어져왔다. 나 없이 잘도 돌아갈 세상이지만, 그런 세상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예술인·지식인의 (강요되지 않는) 사명이라곤 해도 전설과 신비, 그리고 그것이 녹아든 세계에 대면하고 상기시키는 것 역시 중요한 소명이다. 인류적 자각몽(自覺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