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냈어 어 아 나 결혼했지
야 그때가 언젠데
야 우리 꼬맹이 땐대 그거
어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이따 보자 어
그립구나 시간이 많이도 흘렀구나
너랑 결혼하겠다고
손가락 걸고 춤을 췄지
아주 어렸을 때지만
설레임은 똑같았지
꼬맹이 둘이서
손을 잡고서 길을 걸으니
사람들이 웃었어
그래도 우린 나름 심각했다고
연애백서 읽어가면서
열심히 연애했어
살면서 처음으로 키스했고
옷 속에 손 넣었다고 발로 차였어
난 몰라 책에서 그러라고 시켰어
결백해 사과의 뜻으로 떡볶이 사줄게
아저씨 덜 맵게 해주세요
우리 애기 매운 거 싫어하거든요
너무나 행복했어
그때 추억으로 나 살고 있어
일에만 치여서
돈도 많이 벌고 싶어서
연애는커녕
소개팅 한 번 해본 적 없었어
그러다 회사 동료였던
지금의 와이프를 만났어
물론 행복해 아주 잘 지내
아이도 둘 있고 개도 한 마리 있어
넌 잘 지내
시간이 흘러 모든 게
잊혀질 때쯤 떠올라
한참을 잊고 있었던 마음
따뜻한 눈물
그 감정을 다시 기억할게
그 추억을
장롱을 열어서
예쁜 옷을 꺼내 입었어
널 만나러 가는 길
와이프한테 미안할 정도로
가슴이 설레 오늘은
조금만 뻔뻔 할래
사람이란 가끔은 추억에 젖어서
지루했던 일상을
즐겁게 만들 의무가 있어
약속 시간이 돼가
헝클어진 머리를 빗어
넥타이를 조이고 구두끈을 꽉 묶고
페라가모 향수를 OK 준비됐어
지하철을 타고 홍대로 가는 길
당산철교에서 보이는 한강이
달빛에 빛나
덜컹덜컹 소리에 맞춰
내 심장도 뛴다
혹시 그녀와 함께 있지 않을까
오늘 긴 밤
안 돼 무슨 생각하는 거야
절대 안 된다
하하 인생이여 뭐가
이렇게 힘들고 외로운지
그래도 사소한 걸로
이렇게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는 인생이여
시간이 흘러 모든 게
잊혀질 때쯤 떠올라
한참을 잊고 있었던 마음
따뜻한 눈물 그 감정을
다시 기억할게
그 추억을
저기 멀리 보이는 작고 예쁜 소녀
어릴 때랑 똑같아 내 눈은 못 속여
나이를 먹었어도
넌 여전히 천사 같아
클럽 가려고 나온
화장발 진한 미녀들이
계속 네 옆을 지나가는데도
너만 빛나
너에게 천천히 걸어가고 있어
떨려 나
넌 나를 아직 눈치 못 챘어
설레여 어 쳐다봤다
오 오랜만이야
시간이 흘러 모든 게
잊혀질 때쯤 떠올라
한참을 잊고 있었던 마음
따뜻한 눈물
그 감정을 다시 기억할게
그 추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