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권과 허성욱이 듀오로 낸 앨범 형태를 띄고 있지만, '추억 들국화'라는 부제와 함께 들국화의 멤버가 전원 세션으로 참가한 앨범으로 전인권 스타일의 들국화 3집으로 보아도 무방한 앨범이다. 밴드는 해산되었지만 들국화의 상징적인 프론트 맨 전인권이 절정의 기백을 토해 내는 시점으로, 홀로 서기를 단숨이 이루어낸 들국화 디스코드래피를 통틀어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명작 앨범이다.
보컬의 원숙은 득음을 획득했으며, 작곡과 구성, 연출 모두 훌륭하다. 신화는 시들지 않고 이렇게 새로운 고비를 돌아 더욱 장렬하게 펼쳐진다. '사랑한 후에'에서 보여준 전인권의 보컬은 그 이후에 어느 누구도 범접치 못하는 영역울 구축했고, 허성욱의 피아노가 가슴을 울리는 인트로를 지닌 '어떤...(가을)'은 어느 곡에서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농밀한 서정성을 띄고 있다. 수미쌍관을 이루는 대학가의 구전가 '사노라면'의 역동적인 템포 연출은 이 앨범의 카다르시스를 형성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