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아하 누가 푸른 하늘 보여주면 좋겠네 아하 누가 은하수도 보여주면 좋겠네 구름속에 가리운 듯 애당초 없는 듯 아하 누가 그렇게 보여주면 좋겠네 2. 아하 누가 나의 손을 잡아주면 좋겠네 아하 내가 너의 손 을 잡았으면 좋겠네 높이높이 두터운 벽 가로놓여 있으니 아하 누가 그렇게 잡았으면 좋겠네 3. 아하 내가 저들판의 풀잎이면 좋겠네 아하 내가 시냇가의 돌멩이면 좋겠네 하늘아래 저 들판에 부는 바람속에 아하 내가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네.
끝, 끝없는 바람 저 험한 산위로 나뭇잎 사이, 불어가는... 아, 자유의 바람 저 언덕 넘어 물결같이 춤추던 님... 無名, 無實, 無感한 님 나도 님과 같은 인생을 지녀 볼래, 지녀 볼래... 물결 건너편에 황혼에 젖은 산끝보다도 아름다운 아, 나의 님 바람 뭇 느낌없이 진행하는 시간따라 하늘 위로 구름따라 無目 여행하는 그대... 인생은 나, 인생은 나...
꽃밭 속에 꽃들이 한 송이도 없네 오늘이 그 날일까, 그 날이 언제일까 해가 지는 날, 별이 지는 날 지고 다시 오르지 않는 날이 싸움터엔 죄인이 한 사람도 없네 오늘이 그 날일까, 그 날이 언제일까 해가 지는 날, 별이 지는 날 지고 다시 오르지 않는 날이 마음 속에 그 님이 돌아오질 않네 오늘이 그 날일까, 그 날이 언제일까 해가 지는 날, 별이 지는 날 지고 다시 오르지 않는 날이
종이연 날리자 하늘 끝까지 내 손이 안닿아도 구름 위까지 간밤에 어머니 돌아오지 않고 편지만 뎅그마니 놓여 있는 데 그 편지 들고서 옆 집 가 보니 아저씨 보시고 한숨만 쉬네 아저씨 말씀 못미더워도 헬로 아저씨 따라 갔다는데 친구도 없네 무얼하고 놀까 철길 따라서 뛰어나 볼까 철길 저편에 무슨 소리인가 하늘따라 올라갈 나팔소리인가 종이연 날리자 하늘 끝까지 내 손이 안닿아도 구름 위까지
언젠가 방송국에서 민기에게 내가 [김민기 논]을 쓰겠다고 했더니 [김민기 놈]하고 그가 되물어 거기 있던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던 일이 생각난다. 민기는 그렇게 나이가 어울리지 않게 씁씁한 친구다. 그의 노래속엔 대체로 콧대 높고 줏대있는 [젊은 한국]이 도사리고 있다. 시간이 남아 돌아가며 오래 기다려야 하는 스튜디오 밖 한구석에 쭈그리고 않아 기타아로 조용히 클레식 소품을 연습해 보던 그의 모습이나, 어느날 오후 머리부터 발끝까지 함빡 비를 맞아 뼈속까지 젖을을 그가 맨발로 내 사무실에 걸어 들어오던 일(그는 금붕어처럼 뻐끔하니 입을 벌린 구두를 한길가에 내 버렸단다)이며 뭇 사람들에게 미음을 받아가면서도 국산품 노래를 외고집하던 일 등등, 그러한 그의 일상 생활은 그의 음악속에 미화되거나 위장됨이 없이, 있는 그대로 소박하고 순수하게 구현되 있다. 아번 첫 디스크를 위해 특별히 음악적인 헌신을 보여준 정성조 쿼텟과 김광희 양에게 고마움을 금치 못한다. 한마디로 민기는 [복도 많은 놈]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다. 앞으로가 그의 가능성과 창조력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본격적인 [김민기 논]은 그 때 그날로 미루기로 하겠고 끝으로 이 디스크가 민기의 참 가치나 숨은 실력을 알아 볼수 있는 좋은 시금석이 되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많은 분들에게 권한다.
※ 가슴네트워크, 경향신문 공동기획 ‘가슴네트워크 선정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 3위(가슴에서는 매주 월요일/목요일, 경향신문에서는 매주 목요일 1~100위 음반리뷰를 순차적으로 올립니다. 총50주 동안 연재할 예정이고, 32명의 필자가 참여합니다.*별점은 해당 필자의 의견이 아니라 가슴에서 일률적으로 매긴 평점입니다.) 1971년에 나온 김민기의 유일한 정규 앨범은 우리 대중음악사에서 이른바 ‘전설’이란 명칭에 값할 많지 않은 음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 전설은, 이 음반이 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전량 압수 수거되고 이후 음반가의 초희귀본으로 고가에 거래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김민기 본인이 오래 동안 정치적 박해와 금지의 사슬에 묶인 채 금기의 시절을 살아야 했다는 사실에 기...
1971년에 나온 김민기의 유일한 정규 앨범은 우리 대중음악사에서 이른바 ‘전설’이란 명칭에 값할 많지 않은 음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 전설은, 이 음반이 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전량 압수 수거되고 이후 초희귀본으로 고가에 거래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김민기 본인이 오랫동안 정치적 박해와 금지의 사슬에 묶인 채 금기의 시절을 살아야 했다는 사실에 기인한 바 크다.
그러나 이 음반의 가치는 그런 데에만 있지 않다. 이 음반은 당시까지 서구 모던 포크의 번안 수준에 머물렀던 한국의 이른바 통기타 가요가 한국 젊은이들의 정신과 감성을 표현하는 음악 양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음반이고, 스스로 작사 작곡하고 노래 부르는 싱어송라이터 시대의 도래를 알린 음반이며, 대중가요가...
1. Legend
1971년 말에 발표된 이 음반은 이듬해 1972년 3월 서울대 문리대 '신입생 환영 공연' 이후 전량 수거되어 폐기되었다. 이렇게 거의 발매되자마자 '불온' 딱지를 붙인 뒤 이 음반은 '전설'이 되었다. 이후 몇 가지 버전의 음반들이 나돌면서 '컬트'의 대상이 되었다. 공식적인 재발매는 두 번 있었는데 한번은 1987년 9월5일, 다른 한번은 1990년 1월5일이다. 첫 번째 재발매는 보랏빛의 변형된 표지와 수록곡의 일부를 뺀 뒤 "아! 대한민국"(!)이라는 '건전가요'를 추가하여 발표되었고, 두 번째 재발매는 초판과 동일한 포맷(표지과 수록곡)으로 발표되었다. 물론 두 경우 모두 저작자의 허락을 충분히 얻어서 발매한 것은 아니었고 원본(마스터 테이프)이 보존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