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Rock의 중흥을 알리는 선구자적 밴드 Stranger의 유일한 앨범.
테크니션 기타리스트 임덕규와 Dionysus의 보컬리스트 이승철이 참여.
80년대 후반 당시 국내 락음악의 메카였던 부산지역의 밴드들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밴드가 바로 'Dionysus'(디오니서스)와 STRANGER'(스트레인저)이다. 당시 조금 먼저 등장했던 'Dionysus'의 음악은 바로크메틀의 양식미를 제대로 계승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었으나 청각적 감상과 시각적 감상이 확실히 구분되어 있는 국내의 매니아 층은 조금 더 쉽고 친근함을 요구하였다. 이에 전 'Dionysus'의 보컬 이승철(후에 이시영으로 개명)은 테크니컬한 연주력과 함께 블루지한 감각을 지닌 임덕규(전 ‘록귀')와 함께 'STRANGER'를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그들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어버린 본 앨범은 부산을 거점으로 하는 밴드라는 이미지를 탈피하여 점차 그 활동영역을 넓혀가며 급기야 서울에서의 인지를 확고히 하는데 큰 몫을 했다.
1989년 봄 임덕규(기타)는 자신의 솔로앨범을 발표하기 위해 세션 뮤지션들을 규합하던 중 박인호(베이스)를 만나 데모를 제작하게 되고 이승철(보컬)이 가입하면서 서울의 레코드사와 계약을 한 후 앨범의 완성시기에 박석민(드럼)의 합류를 통해 완전한 라인업을 갖춘 'STRANGER'를 탄생시켰다. 동아대학교 밴드인 ‘옥타브’와 ‘메카’에서 활동한 바 있는 임덕규의 연주는 스윕에 의한 속주에 의존하기보다는 얼터너티브 피킹에 의한 힘의 안배를 적절히 활용하여 강한 감성을 표출하고있으며 타고난 리듬감과 함께 수려한 멜로디의 솔로를 구사하고 있다. 본 앨범에서 그는 에릭 존슨과 스티브 모스와 같은 특정 장르에 치우치지 않은 뮤지션으로서 손색이 없는 깔끔한 연주를 들려준다. ‘피닉스(Phoenix)’란 밴드에서 활동한바 있는 박인호와 부산대 밴드 ‘오딧세이’ 출신의 김동규는 블루스와 프로그레시브 사운드를 추구하는 감성적인 부분을 충분히 메꿔주고 있으며, 프라즈마의 싱어로 재적할 당시부터 소울과 블루스를 바탕으로 힘과 깊이를 겸비한 창법을 인정받았던 이승철(프라즈마, 디오니서스, 미스테리, 모비딕)의 파워 넘치는 보컬이 밴드가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담당하였다.
스트링과 베이스의 아련함으로 시작되는 첫 곡 에서는 디오니서스 시절에 들을 수 있었던 이승철의 포효가 압권이며, 아름다운 베이스 라인의 인트로와 중후반부 템포의 변화에 따른 기복구조시의 유려한 베이스가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두 번째 곡 역시 손꼽을 만한 트랙이라 할 수 있다. 임덕규의 진가가 발휘되는 은 당시 마이크 바니의 속주사단 음반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연주와 악곡 구성을 들려준다. 토니 맥캘파인(Tony Macalpine)과 조지 린치(George Lynch)가 함께 했던 와 유사한 박진감이 느껴지는 곡이며 비니 무어(Vinnie Moore)와 흡사한 감성적인 멜로디의 접근이 꽤 훌륭하다.
예리하게 조여드는 질주감이 느껴지는 전형적인 바로크메틀 트랙 와 멜로디 처리가 어려운 중고음 대역의 보컬과 함께, 조금은 투박하지만 힘이 실리는 절도와 매력적인 멜로디라인을 들려주는 기타 솔로가 아름다운 까지 지나가고 나면 다시 속도의 미학을 탐미할 수 있는 연주곡 이 등장하여 숨가쁜 바로크메틀의 연속 행진을 이어나간다. 마지막곡으로 가장 이채로운 형식을 들려주는 <생명의 序>는 부분적으로 CCM과 클래식 요소를 도입한 흔적이 돋보이며, 소름이 돋을 정도의 흡입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승철의 목소리는 본 앨범을 절대 잊을 수 없게 만드는'STRANGER'만의 아이덴티티로 각인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