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4인조 록 그룹 ‘작은 거인’의 리더로 음악 인생을 시작한 김수철은 같은 해 ‘일곱 색깔 무지개’로 히트의 첫 봉화를 피워 올리며 대중들에게 신고식을 치렀다.
그러나 대중음악인이라는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을 느낀 동료들이 주위를 떠나면서 그는 홀로서기에 들어가야 했다. 이렇듯 다소는 피동의 입장에서 발표했던 본 솔로 음반은 역설적이게도 한국 대중 음악사를 능동적으로 다시 쓰면서 김수철이라는 이름을 대중들의 기억 회로 속에 영원히 아로새겼다.
음반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못다 핀 꽃 한 송이’와 ‘별리’ 두 곡에 그 비등점을 두고 있었다. 음악적으로 봉우리를 형성했던 두 곡은 이후 국악에 경사될 그의 행보를 암시하는 시그널로서 작동했다. 이처럼 동서의 음악적 감성 모두를 섭렵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