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Side A | ||||||
---|---|---|---|---|---|---|
1. |
| 4:05 | ||||
주룩주룩 내리는 봄비에 이 겨울 추위도
풀리고 끝도 없이 내리는 밤비에 요내 심사도 풀리려나 그렁저렁 살아서 한 평생 한도 탈도 많다만 풍진속세 그대만 믿고서 나 다시 돌아를 가려네 어서어서 돌아만 오소서 내 들은 일이야 없건만 새벽 꿈자리 심난한 까닭은 그대 장난이 아닌가 질척질척 비젖은 황토길 마음은 혹심에 급한데 헐떡헐떡 어두운 새벽길 걸음은 왜 이리 더딘고 ※ 에헤여 떠나를 가네 밤마다 꿈마다 가던 길 ※ 에헤여 돌아를 가네 빗길로 한사코 간다네 |
||||||
2. |
| 4:32 | ||||
저 건너 산에는 진달래 고운데
그 꽃을 못 먹어 두견이 우는데 우네, 우네, 두견이 우네 진달래 향기에 취해서 우네 동구 길 텃논엔 장마 비 오는데 넘치는 논 둑엔 개구리 우는데 우네, 우네, 개구리 우네 장대 비 속에서 목 놓아 우네 외딴 집 마당엔 갈 햇볕 좋은데 빈 집을 지키는 아기는 우는데 우네, 우네, 아기가 우네 하늘이 깊다고 무서워 우네 눈 내린 산천엔 삭풍이 부는데 어둠에 덮인 채 뒷산이 우는데 우네, 우네, 뒷산이 우네 긴 긴 밤 눈가루 날리며 우네 |
||||||
3. |
| 2:59 | ||||
에헤라 친구야, 박꽃을 피우세
초가집 추녀에 박 넝쿨 걸고 박꽃을 피우세 에헤라 친구야, 안개 속을 걸어 보세 새벽잠 깨어난 새소리 들으며 안개 속을 걸어보세 에헤라 친구야, 하늘을 바라보세 맑은 날 새 아침 흰 구름 떠가는 하늘을 바라보세 에헤라 친구야, 피리를 불어보세 저 언덕 너머로 소 몰고 가며 피리를 불어보세 에헤라 친구야, 노래를 불러보세 해 지는 강가의 빨간 노을 보며 노래를 불러보세 에헤라 친구야, 창문을 열어보세 까만 하늘 아래 쏟아지는 별 빛 창문을 열어보세 |
||||||
4. |
| 4:23 | ||||
오늘은 오랜만에 재 너머 장서는 날 아버지
조반 들고 총총히 떠나시고 어머님 세수하고 공연히 바쁘시고 내 누이 포동한 볼, 눈매가 심난하다 어린 소 몰아몰아 아버님 떠나시자 분단장 곱게 하신 어머님도 간데 없고 영악한 우리 누이도 샛길로 숨어가고 산중의 초가삼간 애기 하나가 집을 본다 산중의 애기 하나 혼자서 심심해라 우리 오매 어디 가고 우리 누이 어딜 갔나 열린 문 저기 넘어 너두야 따라갈래 재 너머 장거리엔 구경거리 많다더라 장거리 구경거리 꿈에나 보자는지 애기는 제팔 베고 스르르 잠이 들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 깊은 잠 못자는데 애기네 집 마당엔 먹구름 몰려온다 배고파 깨인 애기 빗소리에 귀가 번쩍 문밖을 내다보다 천둥번개에 놀라고 그래도 꿈쩍 않고 신기한 듯 바라보다 무슨 소견 제 있는지 입속으로 중얼댄다 비야 비야 오지 마라 재너머 장거리에 소 팔러간 우리 아배 좋은 흥정에 일 다 보고 대낮 술에 취하시어 가슴도 후끈한데 후드득 소낙비에 소주 탁주 다 깨신다 비야 비야 오지마 라 재너머 장거리에 사당패 짓거리에 넋이 나간 우리 오매 죄는 가슴 땀나는 손 소낙비에 흥 깨지고 정성들여 곱게 하신 분단장도 지워진다 비야 비야 오지 마라 재너머 장거리에 몰래 나간 우리 누이 비 맞으면 혼이 나고 포목전 예쁜 옷감에 공연히 설레이다 이리 질척 저리 질척 장구경도 다 못한다 |
||||||
5. |
| 3:51 | ||||
여드레 팔십리 방랑의 길목엔
남도 해무가 가득하고 어쩌다 꿈에나 만나던 일들이 다도해 섬 사이로 어른대누나 물 건너 제주도 뱃노래 가락이 연락선 타고 와 부두에 내리고 섬 처녀 설레던 거치른 물결만 나그네 발 아래 넘실대누나 에 헤이 얼라리여라 노 저어 가는 이도 부러운데 에 헤이 얼라리여라 님 타신 돛배로 물길 따라 가누나 떠나는 연락선 목 메인 고동은 안개에 젖어서 내 귀에 들리고 보내는 맘 같은 부두의 물결은 갈라져 머물다 배 따라 가누나 나 오거나 가거나 무심한 갈매기 선창에 건너와 제 울음만 울고 빈 배에 매달려 나부끼는 깃발만 삼학도 유달산 손 잡아 보잔다 에 헤이 얼라리여라 노 저어 가는 이도 부러운데 에 헤이 얼라리여라 님 타신 돛배도 물길 따라 가누나 |
||||||
Disc 1 / Side B | ||||||
1. |
| 3:26 | ||||
담 넘어 뒷집의 젊은 총각
구성진 노래를 잘도 하더니 겨울이 다 가고 봄 바람 부니 새벽밥 해 먹고 머슴 가더라 산너머 구수한 박수 무당 굿거리 푸념을 잘도 하더니 제 몸에 병이 나 굿도 못하고 신장대만 붙들고 앓고 있더라 어리야디야 어리얼싸 어리야디야 앓고 있더라 길 건너 첫 집의 젊은 과부 수절을 한다고 아깝다더니 정 들은 이웃에 인사도 없이 그 춥던 간밤에 떠났다더라 집나간 자식이 돌아온다 하기 동네 긴 골목을 뛰어가보니 동구 밖 너머론 바람만 불고 초저녁 단잠의 꿈이더라 어리야디야 어리얼싸 어리야디야 꿈이더라 |
||||||
2. |
| 2:55 | ||||
새벽 이슬 맞고 떠나와서
어스름 저녁에 산길 돌고 별빛속에 묻혀 잠이 들다 저승처럼 먼 길에 꿈을 꾸고 첫 새벽 추위에 잠이 깨어 흰 안개 속에서 눈 부빈다. 물 도랑 건너다 손 담그고 보리밭 둑에서 앉았다가 소나무 숲 사이로 길을 돌며 먹구름 잔치에 깜짝 놀라 먼길을 서둘러 떠나야지 소낙비 맞으며 또 가야지 산 아래 마을엔 해가 지고 저녁 짓는 연기 들을 덮네 멀리 딴 동네 개가 짖고 아이들 빈 들에 공을 치네 어미마다 제 아이 불러가고 내가 그 빈 들에 홀로 섰네 낮에 들판에서 불던 바람 이제는 차가운 달이 됐네 한낮에 애들이 놀던 풀길 풀잎이 이슬을 먹고 있네 이제는 그 길을 내가 가네 나도 애들처럼 밟고 가네 |
||||||
3. |
| 3:18 | ||||
갈 바람 소리에
두 눈을 감으면 내가 섰는 곳은 어딘고 나는 누구인고 옷자락에 스미는 찬 바람에 움츠린 나는 외로운 산길의 나그네로구나 하얀 달빛 아래 고개를 숙이면 내가 섰는 곳은 어딘고 나는 누구인고 풀밭 아래 몸을 털고 먼 곳을 향해 떠나는 나는 외로운 밤길의 나그네로구나 찬 새벽 이슬에 단잠이 깨이면 내가 있는 곳은 어딘고 나는 누구인고 근심스런 눈빛으로 울듯이 떠나가는 나는 내 먼 길을 헤매는 나그네로구나 |
||||||
4. |
| 3:40 | ||||
에헤라 친구야, 박꽃을 피우세
초가집 추녀에 박 넝쿨 걸고 박꽃을 피우세 에헤라 친구야, 안개 속을 걸어 보세 새벽잠 깨어난 새소리 들으며 안개 속을 걸어보세 에헤라 친구야, 하늘을 바라보세 맑은 날 새 아침 흰 구름 떠가는 하늘을 바라보세 에헤라 친구야, 피리를 불어보세 저 언덕 너머로 소 몰고 가며 피리를 불어보세 에헤라 친구야, 노래를 불러보세 해 지는 강가의 빨간 노을 보며 노래를 불러보세 에헤라 친구야, 창문을 열어보세 까만 하늘 아래 쏟아지는 별 빛 창문을 열어보세 |
||||||
5. |
| 3:07 | ||||
손 모아 기다린 비 몹시 내리고
강마을의 아이들 집에 들어 앉으면 흰 모래 강변은 큰 물에 잠기고 말뚝에 매인 나룻배만 심난해지는데 강 건너 사공은 낮꿈에 취하여 사납게 흐르는 물 소리도 못 듣는구나 푸르르던 하늘에 먹구름이 끼고 어수선한 바람이 술렁거리면 산길에 들길에 빗줄기 몰고 반갑쟎은 손님 오듯 장마가 온다 아, 머슴 녀석은 소 팔러 가서 장마 핑계에 대포 한 잔 더 하겠구나 아침결엔 덥더니 저녁 되니 비 온다 여름 날씨 변덕을 누군들 모르랴 목탁에 회심곡에 시주 왔던 스님은 어느 인가 없는 곳에서 이 비를 만나나 저 암자 동자승은 소처럼 뛰는데 늘어진 바랑 주머니가 웬수로구나 |
||||||
6. |
| 4:09 | ||||
승냥이 울음 따라 따라간다 별빛 차가운
저 숲길을 시냇가 물소리도 가까이 들린다 어서어서 가자 길섶의 풀벌레도 저리 우니 석가세존이 다녀가셨나 본당의 목탁소리 귀에 익으니 어서어서 가자 이 발길 따라 오던 속세 물결도 억겁 속으로 사라지고 멀고 먼 뒤를 보면 부르지도 못할 이름없는 수많은 중생들 추녀 끝에 떨어지는 풍경 소리만 극락 왕생하고 어머님 생전에 출가한 이 몸 돌 계단의 발길도 무거운데 한수야 부르는 쉰 목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보니 따라온 승냥이 울음소리만 되돌아서 멀어지네 주지스님의 마른 기침 소리에 새벽 옅은 잠 깨어나니 만리길 너머 파도소리처럼 꿈은 밀려나고 속세로 달아났던 쇠북소리도 여기 산사에 울려 퍼지니 생노병사의 깊은 번뇌가 다시 찾아온다 잠을 씻으려 약수를 뜨니 그릇 속에는 아이 얼굴 아저씨하고 부를듯하여 얼른 마시고 돌아서면 뒷전에 있던 동자승이 눈 부비며 인사하고 합장해 주는 내 손 끝 멀리 햇살 떠 올라 오는데 한수야 부르는 맑은 목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보니 해탈 스님의 은은한 미소가 법당 마루에 빛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