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래 걸렸습니다.
그간 나는,
너무 많은 분노를 쏟아냈고
필요 없는 거짓말에 허덕이며
진심 어린 비웃음만 늘어놓았습니다.
더는 그럴 힘이 없습니다.
겨울은 어김없이 돌아왔고
온갖 감정을 태우고 남은 건
그은 몸뿐입니다.
그때 당신은 제 옆에 앉아있었지요.
고함치기엔 너무 가깝고, 속삭이기엔 조금 먼 거리에서
말없이 나를 바라만 보고 있었지요.
소란스러운 나의 마음까지 다 보았겠지요.
어째서 나는 그 눈빛에 손을 녹일 생각을 했을까요.
맞아요, 나는 너무도 추웠던 겁니다.
뒤틀린 눈으로 사람을 내쫓기 바빴습니다.
두려웠기 때문에 외로워지기로 했던 겁니다.
나는 이를 감내해 낼 줄 알았습니다.
함부로 오독하지 않기 위해 굳게 닫은 입.
오직 마음으로 당신이 내게 불러준 노래.
어디선가 연기가 피어오르면 나는 이를 흥얼거립니다.
겨울 속에 갇힌 누군가를 위해.
/ 박래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