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램폴린 (Trampauline) [The Shard Will Find Me]
2018년,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 영국으로 거주지를 옮긴 제게 런던에서의 생활은 새로운 영감과 음악 작업 방식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민의 긴 여정에서 시간이 날때마다 느린 호흡으로 완성한 곡들과 제가 만든 뮤직비디오에는 갓 도착한 자가 정착한 곳을 보는 즉흥적인 시선이 담겨 있습니다 .
저 뾰족하고 거대한 샤드는 어딜 가든 왜 날 따라다니는 걸까(The Shard Will Find Me)? 복권에 당첨되는 것이 나의 소중하고 비밀스런 꿈이라면(L.O.T.T.E.RR.Y)? 이 도시에 와 잠시 머물다 사라진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The City You Called Your Own)?
이 곳은 영광스런 런던이면서 도시에 발을 디딘 많은 이들이 소리 없이 머물다 사라지는, 사람들을 삼키는 블랙홀이기도 하며, 이 앨범은 제가 도시의 변두리에서 서성이며 많은 호기심을 가졌던 그 무수한 이들 중 하나로서 했던 발견들에 관한 것입니다.
저는 학교 스튜디오에 있던 여러 아날로그 악기 중 Rhodes Electric Piano, 빈티지 테잎 머쉰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데요, 그 악기들 연주를 마이크로 녹음해서 샘플을 얻어내었고 그 소리들을 콜라쥬해나가면서 트랙을 만들었어요. 로우파이 힙합 비트와 사운드 모티브가 짠 패턴 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제가 아끼는 소리의 작은 단위인 샘플들을 엮어 만든 음악 서식지입니다. 그 위에 얹힌 가사에서 이주지에서의 삶의 번득이는 찰나를 읽어주세요. 그리고 흥겨운 관조 아래 새로운 삶에서 돋아난 새로운 정신으로 탄생한 음악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곡 소개>
Jealousy 31°C - 미적지근해서 좋은 질투의 온도
질투의 온도는 얼마나 될까. 이것이 31도 정도면 한국 날씨의 기준에서는 충분히 뜨거운 날씨가 아니며, 질투의 정도를 이 온도로 비유하게 된다면 미적지근한 감정의 온도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이 노래를 만들고 있을 때 런던에서는 맑고 쾌청한 여름 나날이 계속 되고 있었고, 그 당시의 온도를 뒤에 붙여 보았다. 이 노래에는 사우스런던의 외곽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었던, 별일 없이 이어지던(그래서 노래할 주제라고 해보았자 작은 질투 정도 뿐이던) 아름다운 여름 날들의 잔상이 어른거린다. 내가 녹음한 일렉트릭 피아노 로즈로 만든 샘플들과 90년대 스타일 힙합 비트, 그 위에 Oli가 입힌 트롬본 멜로디가 함께 어우러져 마치 움직이는 목판화의 음각과 양각처럼 꿈틀거린다.
L.O.T.T.E.R.Y - 세속적인 꿈에 완벽하게 사로잡힌 이의 머리 속의 세계
뮤지션들이 가사로 쓰기에 충분히 흥미롭다고 생각하지 않는 않는 주제에 대한 가사를 써보고 싶었는데, 그 당시 종종 ‘복권 티켓에 당첨되면 뭘 할까’를 그려보던, 하지만 그렇다고 복권을 자주 사진 않던 내 상태에서 더 밀고 나가서 정말 그 꿈에 완전히 사로잡힌 사람의 머리 속의 세계를 음악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극단적인 결핍이 낳은 자신의 세상 안에서 멋지게 채색된 이상한 환상. I see the figures like constellation 같은, 당첨액의 숫자가 꼭 밤 하늘의 빛나는 별자리처럼 보인다는 가사처럼, 이 노래는 화자가 쫒는 복권 당첨에의 희망이 그의 머릿 속에서 로맨틱하고 신비로운 신앙처럼 되어가는 상태에 관한 것이다. 피아노는 당시 다니던 학교 스튜디오에서 녹음했는데, 마치 생명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Marvelyn, Marvellously Delicious -사랑의 시작에 대한 스닙핏
여기 지금은 돌아가신 시아버지의 집에서 열린 생일 파티의 한 씬이 있다. 둘러앉은 손님들 앞에서 시어머니 마블린이 둘이 교회에서 처음으로 만났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의 이름은 Marvelyn Cheese였고 시아버지 조지가 이름을 듣고 “Marvellously delicious!”라고 바로 응수한 것이 후에 부부가 된 둘의 시작이었다. 나는 카메라맨으로 이 날의 생일 파티를 비디오 카메라로 녹음했는데 비디오의 오디오 클립에서 그 소절만 따와서 다양한 피치의 샘플을 만들고 스케치해 놓았던 드럼 룹과 함께 플레이하면서 곡을 만들었다.
The City You Called Your Own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코로나로 인해 집에 오래 머물러야 했던 봉쇄 기간 동안 나는 오래 전 런던에 처음 와서 일년 간 머물렀던 시기의 경험과 감정을 자주 복기하게 되었다. 런던에서 고립된 나는 이십 대의 내가 경험했던 런던과 나 자신을 그리워했던 것 같다. 그 회상은 이 도시에서 한 때 머물다 지금은 어디로 가 버린 지 모르는 이들이 경험했던 도시에 관한 나레이션이 되었다. 로즈 일렉트릭 피아노를 녹음해 만든 샘플 모티브 안의 사운드들은 태어나고 점멸하는 은하 생태계의 별들처럼 깜빡이면서 그들이 이 도시를 걸으며 느꼈던 고양된 상태를 대변한다. 한 손에 담배를 끼고 열띤 눈으로 밤거리를 걷고 이층 버스에서 도시를 한 눈에 가득 담던 그들은(혹은 나는) 지금은 어디에 있나. 트랙의 후반부에는 도시에서 길 잃은 이들을 지켜봐 주는 수호 천사들 같은 존재들의 코러스가 응답한다.
official webbsite: www.chahy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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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mpauline [The Shard Will Find Me]
Written & Composed by 차효선
Arranged by 차효선
Rhodes elecric piano, piano, synth, vocal, narration, ryhthms, bass by 차효선
Jealousy 31°C - trombone performed by Oli Haylett
The City You Called Your Own - chorus by Adenikè Zen, Paulina Damm
Marvelyn, Marvellously Delicious – background vocal by Adenikè Zen, Paulina Damm
Produced by 차효선
Recorded by 차효선
Mixed by 차효선 Cha Hyosun, 문이랑 Moon Yirang at OS earth
Mastered by Kevin Peterson at The Mastering Palace
Cover, Music Video Art directing & Media art 차효선 .... ....